어제 뭐 다른 일땜에 읍내가서 일을보고 집에 들어오니 다리가 묵찍하다.
뱃살이 하루가 틀리게 빵빵해 지는것같으니 살을 빼긴 빼야 하겠는데 잘안된다.
누가 말하길 뱃살을 꼬집으며 당기면 지방분해에 좋다고 해서 요 몇일째 자고나서도 당기고 아침에 뛰면서도 당기고 두들기고 하여간 엄청 노력을 하는데도 잘 안빠진다.
그렇다고 먹는거 많이 먹나하면 그렇치도 않고 두끼먹고 사는날도 많은데 끄떡도 않으니 다른방법을 찿아봐야 할랑가보다.
그런데
오늘아침 평소입던 바지를 입고 고정된 허리띠를 매고 나서는데 바지가 흘러내린다.
옴마나~~~
얼른 체중계에 올라 흔들리는 바늘끝을 주춤 꾸부리고 내려다보니 쬐끔 아주 쬐끔 줄었다.
햐아~~~ㅎㅎ
요게 효과가 있나보다.
이러니 자연 밥을먹어도 조심스럽게 조금덜어내고 먹게되고 먹는시간도 마이 늘어났다.
쭈욱 해보자.
오늘은 눈덮힌 밭으로 나가보자.
밭뚝에 심은 배나무 전지도 할겸 전지가위를 챙겨서 트럭을 몰고 작업장앞에서 내린다.
사람이 안 다닌 관계로 새하얀 눈위가 고양이 발자욱 하나없이 진짜 쌔거다.ㅎㅎ
밟고 지나기조차 두렵다.
저 깨끗한 눈위에 발자국을 남기면 길이 되는거다.
다른사람이 따라올수있는 길.
앞서가는 모습에 다른사람이 바르게 될수있게 그런..........
아씨...!!!
아침부터 왜이런 생각을하는지 모르겠다.
생각이 많으면 잡음이 많아지는데 또 잡음이 많으면 용기도 적어지고....
갑자기 멍청히 서있다.
가자....
내가 할일 잘하믄 그만이지 뭔 귀신 쳇구멍 세는 생각을하는지 모르겠다.
이리하여 전지가위를 들고 배나무 가지 전지를 해댄다.
세력이 발달한 가지는 잘라버리고 열매를 맺을가지는 적당히 순을 자르고 헛가지 쓸데없는것은 가차없이 싹뚝 잘라 낸다.
햇살을 잘받는쪽의 나무는 한키정도 컷는데 밭작물 그늘에 가려졌던 나무는 아직 어리다.
개울건너가 국도인데 봄날 밭뚝에 한줄로 피어있는 하얀 배꽃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이런 생각에 2년전에 나무를 심었다.
그사이엔 밤나무 두그루도 있다.
이건 몇년 되었는데 밤이 많이 달려서 일할때 알밤으로 주워서 모아놓으니 겨우내 먹고 명절에 제사에 다 쓰고도 남는다.
엊그제 눈이오고 날씨가 차가우니 내린 눈이 그대로 있다.
발이 빠지는 깊이의 눈은 내 손을 내 발을 시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아씨 !! ....손시려.
차가운 바람은 귓볼을타고 내리고 지난겨울 살째기 얼었던 볼때기는 벌겆게 익었다.
대낮에 술 한사발 퍼먹은 모습이니 차안에서 녹여보자.
몇년전 지주로 만들었던 파이프가 지난해 호박을 심어보니 약간 좁았다.
실어다 놓은 파이프 밴딩기로 다시 작업을 해야하는데 하우스에 기대어 세워놓은것에 겨우내 눈이 흘러내려 쌓여 얼어있다.
이것을 아무리 흔들고 달래도 떼어지질않으니 부지런해도 탈이요 게을러도 탈이다.
이곳은 겨울에 별로 눈이 않와서 될듯싶었는데 근간에 몇번오고 녹고 얼고 이래서 이젠 어짜피 녹아야 작업을 할수 있겠다 싶으니 에라 태평 지내보자.
우리마을 대보름 전날 웇놀이한다네.
경품을 걸어놓고 등수대로 타가고 신나는 윷놀이를 위해 어제는 3000원짜리 딱지를 만들었다.
매년 냄비며 들통이며 뭐 이런 살림에 보탤(?) 한가지씩은 탓는데 이게 내꺼 잘 안되더란 말씀이지요.
마을회관주방에 보태고 또 누구 뭐한다면 주고 이래서 난 손해만 난다는.....ㅎㅎ
돼지고기 구워먹으며 막걸리 한두사발쯤은 비어야 윷이요를 외칠수 있으려니 마을회관 마당이 씨끌벅적 하겠다.
정월달 행사가 이래저래 많다.
행정관서와 마을의 행사. 농협의 자질구레한 일들이 시간을 몰고가누나.....
다음주에는 딸내미 대학 졸업식이니 나들이를 해야하고 지도자 단체에서 동해안 바닷바람쐬러 가자니 가야하고 농협 조합장 이취임식에서 오라하니 가야하고 이래저래 시간만 축내는거 아닌지 나도 모르겠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그래도 안 바쁠때니 그렇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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