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5일 아침이 밝았다
이곳보다 두시간 빠른 리톤의 아침은 수많은 새소리에
새벽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현지시간 05시 30분
이미 해는 저만치 높이 올라있고 야자나무위에선 처음보는 새들이
목청을 돋군다
뜰에 피어있는 꽃들도 저마다의 색을 과시하며
아침이 즐겁다
츄리닝 차림으로 아침 운동을 한다
이틀간의 이동에 고단한 육체를 달래며 잘정돈된 잔디구장을 뛰어본다
처음본 이국인한테 다정스레 인사하는 호주인들
어린아이나 어른이나 할것없이 모두가 똑같이 인사를한다
굿모닝? .....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침식사는 씨리얼과 빵한조각 과일
간단히 마치고 미작(벼)연구소로 향한다
이곳연구소의 면적이 825ha(1ha = 3000평) 란다
브리핑을하는 40중반의 여성연구원이 열심히 소개를 한다
평소에 영어를 잘배워두었으면 하는 후회를 하면서 50%의 말과
25%의 손짓 25%의 눈치로 이해를 해간다
글로쓰면 잘알아 듣는데 현지말투가 우리가 배운것과는 사뭇 다르다
하여간 도표를 보며 우리나라쌀의 종인 자포니카 계열과
더운지역에서 먹는 인디카(쉽게 알랑미 = 안낭미) 종이 연구 재배
되고있었다
이사람 얘기로는 얼마후면 한국에도 상륙한다고 한다
2시간정도 질문과 답변을 듣고 현장 확인을 위해
들로나가니 직파하여 약 10센티정도 커있는 벼를 볼수가 있었다
넓은면적이라서 그런지 관리상태는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그리하면 밥빌어 먹는다고 야단이 날것이다
다음으론 과일 채소 축산연구소를 방문하고 현장을 둘러봤다
많은 잠재력을 가진 이곳에 문제가 있다면 물이 부족하다
년 400미리의 강우로 농사를짓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연구기관에선 지난해 물소비량을 26%에서 금년도엔 21%로 줄였단다
이들이 지금 하는 시스템이 조생종계열과 성장기 기후 밸런스를
조정하는것이다
물만있으면 아니 물을적게들이고 현재와같은 쌀이 생산된다면
거대한 저 땅들이 순간적으로 논으로 전환될 것이다
연구원 말대로 밀보다는 쌀이 수입이 훨씬 좋다한다
갑자기 우리나라를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해진다
다음으로 썬 라이스 사를 방문한다
이곳은 호주의 논농사 90%의 농가가 이곳에서 벼를생산하고
생산된벼를 전량 사들인다
특이한건 호주에서 쌀의 판매는 이 썬라이스사만 허용이 된다
대규모를 자랑하는 도정과 유통시설
한국인 방문을위해 우리말로 비디오를 만들어 상영해준다
치밀한계획과 실행이 그것을 가능케한다
쌀의 모든제품을 진열해 놓고 소개를한다
무수히 많은 제품들 우리가 생각치 못한 것들이 이곳에선
판매되고 있었다
이곳에 강점은 햅쌀이 우리나라 2~3월에 생산된다는 것이다
그것을 타켓으로 수출전략의 기초로 삼고있다
다음방문지는 오렌지 가공 수출공장 방문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오렌지밭에 잘익은 오렌지가 매달려있고
공장에선 1차 가동이 끝난것같이 보인다
커다란 선별기가 서있고 각국으로 나갈 포장재 박스가 눈에 띤다
일본현지인이 농장을 관리하며 소개를 한다
우리나라 한라봉이 그곳에서 5년전부터 재배된다 한다
내년이면 우리나라에 수출 된단다
제주에서 생산된지가 몇년됐다고 외국에서 거의 동시에 재배가
되냐 이말입니다
같이 동행한 광주에 사는 한사람은 수천만원씩들여 지금 재배시설을
한다고 합니다 알지도 듣지도 못한것을 현지에서 확인하고는
말을 잇지 못하더군요
정부의 농업외교채널이 거의 부재된상황에서의 진행되는 농업
외부와 단절된 우리나라 농민들...... 커다란 문제가 아닐수 없다
다음 방문지는 농기계써비스 쎈터
대형농기계를 처음 본다
책에서도 못봤던 큰기계들... 넓은곳에서 사용하려니 하고 발길을
돌리며 미련이 남아 500마력의 트렉터앞에 서본다
바퀴하나가 내키보다 더크다 이것도 두개씩 끼워져있고
흙을 갈고 부수고 씨뿌리고를 동시에 할수있도록
기계세대가 연결되어 있다
땅이 넓으니 가능한 일이다
농자재 판매장을 둘러본다
주문자 선택폭이 다양하다 성분선택을 할수있고 혼합 비율별로 다양하다
확실하게 주문자판매방식이 적용되고 있었다
비료도 질소질 낮은것부터 차례대로 중량별로 진열되어 있고
농약도 마찬가지이다
마음에 와닿는 바가 크다
현장에서 보고 만져보고 마음에 잘다져두고 이곳을 떠난다
일정이 바빠서 넉넉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시간을 쪼개가며
메모를하고 자료를 준비한다
한가지 중요한건 이들이 연구와 실천을 무섭도록 한다는 것이다
농사를 지어도 그냥짓는것이 아니라 세계를 넘나들며 어느시기엔
식량으로 지구 일부를 장악 하겠다는 목표가 있음을 보았다
드넓은 농장, 커다란 꿈, 연구하는 자세, 정부의 노력...
이것이 그들을 농사짓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차를타고 호텔로 돌아온다
어제본 모습이 오늘보는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대평원의 모습 달리는 커다란 트레일러트럭들
갑자기 옛날본 서부영화가 생각난다
황야의 무법자.......떠그덕 떠그덕 말굽소리가 들리고
가끔씩 총소리가 들리는듯 착각속에 빠져들며 두시간쯤달려 호텔에 도착
몸을쉬인다
호텔옆 잔디구장에선 이곳 최고의 인기스포츠 개량된 럭비가 한창이다
중학생들쯤보이는 남자아이들 그옆에서 제친구 응원하는 여자아이들
잔디밭에 다리펴고 털푸덕 주져않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야자나무 가로수가 그늘을 옮기며 한가한 도로에 어둠의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내방으로 한사람씩 모여든다
호주 입국장에서 "이거 소주?" 말하던 호주세관원이 생각난다
팩소주 몇개씩(?) 가방에 나눠넣고 이곳에 왔다
한국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그랬으면 우리말로 할까?
얼굴이 화끈해짐을억지로 감추며 나왔다
밤두시가 되도록 토론을 하며 취기가 오르도록 사는얘기로 보낸다
아~~씨 !!
이제 자야된다
내가 인기가 좋아서인가 ㅎㅎㅎㅎㅎ
강원도 "감자" 라는 닉네임으로 이곳생활이 시작됐다
오늘밤엔 포테이토로 ㅎㅎㅎ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