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곰취꽃

아스팜농장 2010. 8. 13. 21:59

 

 배나무 아래 곰취가 꽃을 피웠다.

 

 

밤새 비가 소리없이 내리다 느낌도 없이 멈추고 아침 햇살이 맑다.

태풍이 지난 다음날은 하늘이 파랗다는데 이건 그렇치도 않고 흘러가는 구름이 순간을 교차하게 하는구나.

그래도 저렇게 선명한 색감으로 피어난 곰취꽃이 대단해 보이고 그아래로 곰취잎이 더 좋아 보이기도 한다.

향이 좋아 곰만 먹는다던 그곰취를 어느 순간부터 사람이 잎에 대고나서는 아예 곰이 없어져 버렸나봐.

그러니까 저 곰취가 저렇게 남아있지...ㅎㅎ

자연적으로 씨가 떨어져 퍼지기를 바라며 올해도 곰취 이파리 하나 따먹지 않고 그대로 놔뒀더니 이파리 하나가 클대로 커서 얼굴 작은 사람은 우산으로 써도 될만치 컸다.

보이는 이파리는 맨위의 새로 나온 잎새고 맨아래 큰잎은 사랑하는 사람과 얼굴 맞대고 덮어도 다 들어갈 정도로 크다.

말하자면 쇘다는거지요.

이런게 다 가을로 가는 문턱인가봅니다.

 

호박은 덩굴로 터널을 만들고 한낮에 일하러 그속에 들어가면 그늘이 져서 그다지 덥질않다.

말하자면 이것도 열심히 일하라는 무언의 압력(?)아닌가 싶다.

다른집은 두 부부가 함께 일하지만 우리는 거의 나혼자 일을 한다.

집사람은 직장이 있어 새벽에 잠깐, 저녁에 잠깐 도와 주는데 그래도 큰 도움이 된다.

대부분 포장은 밤에 하고 낮엔 관리에서 수확을 하며 인큐 봉다리를 씌운다.

 

일하다 가끔 파란 하늘을 바라봅니다.

터널로 된 호박덩굴 사이를 다니다 보면 커다란 이파리 사이로 하늘이 보이는데 그 하늘색이 너무 고와 보일때가 있다.

아직은 조금 이르지만 가을이 어느정도 되었을때쯤 하늘은 마음 편하게 한다.

어느날 맑은 하늘 가운데로 비행기 날며 허연 줄을 긋고 지날땐 마음도 따라 하늘을 달린다.

이파리 사이사이 막 꽃이 진 길쭉한 애기호박이 보이면 봉다리 하나들고 인큐베이터로 만들어 표준화된 규격의 애호박을 만들고 몇일후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른다.

어떻게 보면 나도 애국자다.

그것뿐이야 우리의 주식인 쌀도 만드는 사람이고

대한국인(大韓國人)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사람이니까.......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