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과 조류독감
01 |
02 |
03 |
04 |
05 | ||||
구제역 초소 |
로봇 인간 |
야간 방제모습 |
라면 뽀그리 |
모닥불 피워놓고... |
구제역 방제를 시작한지 10여일이 지났다.
날씨도 날씨려니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좀처럼 멈추질 않고 설쳐대니 세상 모든 가축농가는 초조와 긴장으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나도 처음 시작할땐 활발하게 방제활동을 했지만 추위와 수면부족으로 슬슬 지쳐가는 느낌을 받는다.
컨테이너 하나를 설치하고 그안에 난로와 난방용 판넬을 깔고 야간이나 주간에 추위를 피해 근무를 합니다.
자고나면 들리는 구제역에 조류 독감까지 땅에 묻는 수많은 짐승들의 울부짓는 소리가 인터넷 화면에서 들리 는듯 마음 아파진다.
농식품부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면 늘어나는 의심신고와 양성과 음성판정이 교차되면서 하루가 무겁게 시작된다.
어제도 군내(郡內)에서 55마리를 묻었다는 소리를 듣고 이러다 이러다 모두 묻는거 아닌가 싶다.
지금 이 전염병이 발생되어 자식같이 키우던 소를 묻은 동네는 사람사는 정마저 빼앗아 가버린것 같아 마음 아프고 슬프다.
평생을 이웃으로 믿고 살아온 평온했던 마을이 자기집에서 병이 발생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루 아침에 이방인 취급에 서로 욕하고 미워하는 이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것인가도 사회적 문제가 되어버렸다.
이게 무슨 눈에 보여야 막지 바람에 날려왔는지 어디에 묻어왔는지 짐작조차 못하고 막연히 재수없어 걸린 이 전염병을 어떻게 하란 말인가.
물론 전염매체가 밝혀진게 있다고 추정하지만 지금 시골엔 아예 축사에서 숙식을 하며 기거하는 사람도 많다.
외부와 완전히 소통을 끊고 감옥아닌 감옥생활을 하는것이다.
그런 와중에 또 조류독감이 한반도 전체를 위협하며 오늘은 여기에 내일은 저기에 병을 발생시키니 사람 미치고 팔짝 뛸일이다.
방제가 우선이라고 하지만 이거 뭔가 문제가 있는것같은 느낌이다.
야간근무를 서면서 저번엔 이런 생각도 해봤다.
야생동물이 여기저기 옮겨다니면서 구제역과 조류 인플루엔자를 퍼뜨리는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어제 밤 새벽근무를 서는데 고라니 한마리가 도로를 따라 따각따각 발소리를 내며 대낮같은 초소앞을 겁도없이 뛰어가는걸 소릴질러 쫓아버렸다.
이놈도 족이 두개로 갈라진 우제류고 멧돼지도 발족이 갈라진 동물이다.
지금 시골엔 이런 짐승들이 사람을 무서워 하기는 커녕 조롱하듯 유유히 지나갑니다.
자연보호 정책이 어떻게 가는건지 이건 산짐승 무서워 사람이 비켜가는 이 현실앞에 정성들여 키우는 소 돼지만 죽어 나가는 모습은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참으로 갑갑합니다.
과거 광견병으로 골머리를 앓던 시절 너구리가 옮긴다는 설(說)로 산하(山河) 어디를 막론하고 예방약을 놓았다.
암튼 이번 구제역이나 조류독감도 다른 시각에서 한번 검토해 봤으면 좋겠다.
화천군도 예방백신을 주사했고 지금도 계속 맞히고 있다.
우리동네도 2일전 접종을 완료했는데 항체가 완전히 생기려면 2주가 지나야 하고 1주가 지나면서 항체는 개체별로 생긴다고 한다.
오가는 사람없고 방제차량만 다니는 시골의 모습이 오늘따라 더욱 을씨냥 스럽다.
가족도 친지도 모두 한동안 떨어져 지내야하고 만약 누가 다녀갔다가 이웃에서 이병에 걸리면 괜한 오해를 받고 잘못하면 평생 웬수로 지낼수도 있으므로 아주 특별하지 않은 이상 자제하는게 마땅하고 농촌의 어느곳도 다 이렇게 하고 조심한다.
백신처방후 일주일이면 어느정도 윤곽이 들어날꺼고 그때쯤이면 어떤 결론이 날꺼같은 생각이 든다.
홍천의 고향쪽도 돼지 구제역으로 도로를 막고 이웃간 통행이 끊겼다고한다.
또한 병이 걸린 내가 살던 동네는 500미터 안이라 짐승 모두 살처분했다고 한다.
참으로 마음 아픈 일이다.
이럴땐 모두가 조심하고 주의하며 하루속히 종결되길 기다려야한다.
어디 가는것과 오는것이 이렇게 신경쓰이기는 오십 중반이 되도록 느껴보기는 처음이다.
내일 아침 조간엔 이런뉴스가 안 실리기를 기대하며 종일 구제역 방제로 피곤한 일과를 마무리 해야겠다.
참으로 기가 맥히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