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김장배추와 국가관

아스팜농장 2008. 8. 15. 22:09

 

아침에 일어나니 부슬부슬 비가내려 꼼짝없이 비맞고 호박따다.

뭔고허니

이런 비에 우의를 입으면 속살에 열불이 나서 아예 남방하나 걸치고 젖거나 말거나 상관않고 호박을 딴다는 얘긴데  오늘이 삼일째 출하를 하는 중이다.

아치형 지주에 덩굴이 하늘을 감추니 터널구성이 되었다.

널찍한 이파리가 햇빛도 가리고 웬만한 빗방울도 잠시 검문중이니 그사이 난 잽싸게 훝고 지나갑니다.

 

첫날 한박스.

둘쨋날 여섯박스.

셋쨋날 스물한짝.

막 늘어나 기분도 좋치만 시간은 그만큼 쪼개쓰기를 잘해야한다.

 

오늘 배추모종을 심어야 한다.

트렉터로 옥수수 심었던 밭을 로터리하고 비닐을 깐다.

한쪽옆으론 무우를 심기위해 고랑을 지어야하는데 경운기에 쟁기를 달려고하니 좀 번거롭다.

로터리쳐서 부드러운 흙이라 괭이로 두둑을 만들기로하고 우선 배추를 심어요.

105공짜리 세판을 포트했고 250포기정도 심었네요.

나머지는 까치가 뽑아놓는다든가 시들어 죽는것 있으면 예비로 심으려고 남겨놓고......

 

우리 가을김장이라야 2~30포기정도면 떡을 친다.

나머지는 동생들과 집안사람들 조금씩 나눠주려고 심는데 여기서 김장을 담궈서 택배로 날라갑니다.

이때가 아마 겨울의 초입일텐데 난 그때 배추속 벌건 양념에 돼지목살 삶은거 배춧닢 노란걸로 쌈을싸고 새우젓 간을맞춰 스스로 수고했다고 쐬주한잔 털어붓곤 볼따구 미어지도록 한입 물으면

아~ 가을이여~~~~~(詩.歌 탄생하지요~ㅎㅎ)   

 

한가지 일을 마치니 마음이 가볍다.

언제시간을 내서 심어야지 하면서 늘상 걱정이 됐는데 심고나니 조금은 여유를 가질수가 있어좋다.

광복절인데 의미가 식상해져서 참 걱정이다.

과거엔 태극기도 꼭꼭 달았는데 언제부터인가 안달기 시작하더니 이젠 기념일 자체가 귀차니즘에 빠져드는 것이다.

눈을 씻고 찿아봐도 국기 단집을 보기어렵고 누굴 만나도 이날이 그날인지 그날이 이날인지....

참 묘한일이다.

정치가 바로서고 경제가 물흐르듯 술술 풀려나가면 찿지않아도 잘 지켜나갈텐데 서로들 반감을 갖고사니 국가의 소중함 느끼기 만무한거 같다.

외국엘 나가보면 내나라가 얼마나 소중한지 피부속 깊이 느끼는데 내고향 내터전에서 안주하니 고향 그리운줄 못느끼고 나라 소중한지를 알지못함일꺼다.

연세많으신 분들은 전쟁을 겪었으니 안그렇겠지만 요즘 세대들은 대한민국이라는 바운다리(boundary)안에서  글로벌(global)을 외치는 세상이니 어쩜 조금씩 이런 날들이 퇴색되어가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갤럽에서 조사한 국민의식조사에서도 10년전보다 더 힘들고 전쟁이나도 싸우지 않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이민을 심각히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다시 태어나도 한국사람으론 싫다고 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니 대단히 심각한 노릇이다.

나도 한때 군인정신이 박혀있을땐 촉각을 세우고 아이들 교육과 내 의지로 국기도 빠짐없이 게양하고 그랬었는데 세월이 감에따라 무뎌진것을 어이 탓 않으리요.

 

올림픽이 어쩌고

금강산 관광이 어쩌고

방송가가 어쩌고 시끄럽고

국제유가가 딥따 떨어졌는데도

물가는 개뿔이나 떨어질줄 모르니

아무리 꼭대기선 선진국 타령을 해도

내가 볼땐 우선 뇌속의 부정고리부터 끊어놔야할꺼다.

 

광복절날 말그대로 광명이 대한민국을 덮어씌워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