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이 망가지고 있다.....
하천 갈대밭을 태운다.
일년 큰 갈대가 하천을 꽉 메우고 여름이면 모기며 벌레들이 서식하는 갈대밭을 태운다.
불꽃이 하늘로 오르고 버얼건 불길은 순간순간 화난 모습의 얼굴이며 또한 차분히 오르는 모습도 보이고 때론 사람의 얼굴이 생겨나기도 한다.
불길이 높이 오르며 따닥딱 따닥 소리를 내며 타오를땐 솔직히 무섭다고 해야한다.
아무리 간이 크고 무신경해도 저걸보믄 겁낸다.
휴경논을 태운다.
정부의 쌀 생산을 줄이기위한 휴경제가 3년으로 지난해 말 모두 끝이났다.
원래는 논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해야하고 봄가을 경운을 해야함에도 무뎌진 농심은 그렇게 하질 않는다.
풀이 무성하고 말그대로 산이다.
버드나문 한길이 넘고 도깨비풀은 무수히도 씨를 퍼트렸다.
여럿이 모여 불을 지르는데 기세가 무섭도록..... 농심을 울리며 타오른다.
요즘 들로 산으로 산불예방에 최선을 다하며 논밭을 바라 보노라면 속이 답답하다.
많은 밭은 풀밭으로 변해있고 논은 밭으로 전환되고있다.
수많은 시골의 전답이 외지인의 손에 넘어가고 그대신 시골의 촌부가 그걸 임차하여 근근이 농사를 짓고있다.
오늘 돌아본 산 귀퉁이의 밭도 서울사람꺼라 말씀하시는 팔순이 다 되어보이는 촌로의 눈엔 쓸쓸함마져 보인다.
양쪽 밭 한가운데 2000평정도의 면적엔 더덕이 심겨있고 그야말로 바랭이가 바닥이 안보일정도로 덮혀있다.
더덕은 이미 거의 다 고사하고 비닐 걷어낼일만 남았다.
그러니 옆에있는 밭의 그 꼴을 보노라니 그 촌로의 눈에 얼마나 거스를까.........
올해부터 이곳엔 밭직불제가 시행되는데 1㏊(3000평)당 45만원정도 나오는데 경작자가 받는다.
이때 임차인은 임대인과 계약서를 써야하는데 만약 이게 안되고 외지인이 거부하면 매각명령을 내릴수있다.
또한 전답을 묵히면 이또한 매각대상이된다.
그런데 이건 말로만 허울좋은 법이다. 많은사람들을 만나 들어보면 사탕발림이란 소릴 한다.
그런소릴 들을때마다 우리나라의 농사가 무너져가는것같아 우울모드로 하루가 간다.
이것 뿐만아니다.
논엔 닭똥이며 소똥이 두껍게 깔린다.
밭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곳은 오이나 호박을 주로 심으니 그런 작물로 전환되는것인데 문제는 지금부터다.
쌀은 이제 소득원에서 밀려나고 채소특작쪽으로 몰린다.
또다른 채소와 특용작물의 과잉생산으로인한 가격하락.....걱정 안할수가 없다.
이곳도 심심찮게 인삼밭을 볼수있다.
외지인들이 들어와서 보통 6년에서 7년을 장기계약한다.
완전히 논이 밭으로 전환되는것인데 쌀이 수입되는 싯점에서 갑자기 무너져 버리는것같아 빈 가슴만 쓸어내린다.
어떤이는 논두렁타는 연기냄새가 그립댄다.
고향이 그리운거고 어렸을적 생각에 연로한 부모님이 보고싶은거겠지.
그래서 지나다 차세워 잠시 연기를 차안에 가두고 가는거라...............
농지의 공익적 역활은 정책을 짜는 그들의 한계에서 벗어난지 오래다.
그 공익이란 말이 무언지는 페허가되어가는 농지가 어느날 갑자기 페허의 제 몪을 할때 무서운 재앙으로 그들의 눈앞에 나타날것이다.
국제적 대형 곡물 메이저들의 횡포가 심해지고 상승하는 곡물가는 우리들의 살림살이를 쥐어 짤것이다.
바짝 정신차리지 않으면 우리 밀,보리가 사라지는것처럼 쌀도 시간문제인것이다.
다같이 심각하게 생각하고 미래의 우리나라를 위해서 지금도 늦지않았음을 상기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