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농부의 하루

아스팜농장 2004. 9. 15. 22:50

농부의 하루(2004.09.15)

 

요즘 시골농촌의 조석은 조금 춥다고 해야

맞는거 같다

오늘은 줄강낭콩을 따야 하기때문에

오이작업에 쌕쌕이를 달았다

 

한줄기 비를 뿌리던 하늘도

구름을 거둬낸다

맑은 가을 하늘

한낮엔 따근하게 내리쬔다

 

옆집 할머니가 도와준다고 이른아침부터 오셔서

콩을 딴다

미안하기도 하지만 고마움이 더크다

 

심을때 층을두고 심은콩을 오늘 처음으로 딴다

통통한 콩을따서 앞에찬 비료포대에 담고

부지런히 손을 놀린다

꼬투리 안에있는 붉은색 콩알맹이가 통통허니 

볼록볼록해 만지는 감촉도 좋다

 

아침을 안먹고 작업을 하다보니 배가고파온다

뭘 좀먹어야 하는데.........

음식점에 전활걸어 짬봉몇그릇 시켜

일단 시장끼를 때운다

 

갑자기 핸드폰이 울린다

들려오는 소리에 잠시 멍해진다

우리동네에서 좀떨어진 곳에사느 젊은이가

벼베는콤바인에 사고가 나서 저세상으로 갔다는것이다

 

그젊은 친구는 위탁영농을 하면서 일이 많은 농부였는데

바쁘게 서두르며 작업하다 실수를 한거같다

항상 조심해야 하는 농기계작업에

일년에 상당수의 농민이 다치거나 큰 불행을 맞는다

이번도 안전불감증이 아닌가싶다

 

하루종일 기분우울하게 보내며

뭘보고 짓는지 멍멍대는

애꿋은 강아지만 혼을낸다

 

이런날엔 안좋은 기억들을 다 지워버릴수는 없는걸까?

쓰지도 않는 저장된것을

잃을까 두려워 포맷을 못하고

끙끙대며 짊어지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옮겨오는 바이러스에 만신창이가 되어

버려지는 저 쇳덩이의 기억처럼

그런 우를 범하지말자

 

아예

깨끗하게 새롭게

내일을 위해 오늘을 지워 버리자  

 

그리고..........

웃자

허허허~실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