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농부의 하루(2004.09.25)
오늘까지 농산물을 보낸다
부지런히 작업을 하고 포장을 하여 집하장으로 보낸다
요즘은 물건이 그다지 좋은편이 아니어서
최고값에 조금 못미치며 끝물쪽으로 간다
어떤때는 지루한 생각이 들고
허긴 여름내내 하우스속을 들락거리니
내가 생각해봐도 참으로 그렇다
요즘은 명절이라도 옛풍습은 보기 힘들다
서로 사는게 각박해져서 인지
오랫만에 보는 이웃들도 그다지 밝지를 못하구나
하늘엔 구름이 반정도 덮고있고
햇살도 그리 덥지를 않으니
길가의 들꽃도 서서히 아름다움을 반으로 줄인다
풀숲속에 숨어피는 들국화도
바람결에 흔들려 하나둘 꽃잎을 내려 놓는다
흔들며 손짓하는 억새꽃도 서리가내리면
하얀 솜털로 세상을 감싸주겠지
마을어귀 돌아나면 커다란 밤나무도 빨간 알밤을 떨군다
몇알주워 껍질벗겨 와직 깨물어 먹으며
생밤의 고소함도 함께 음미해본다
올겨울 밤삶아 수저로 파먹으며
또 깊은 침묵의 겨울을 노래할것이다
추석연휴가 시작됐다
떠나는 사람과 돌아오는사람
모두가 깊은 사랑이 있어 나살던 고향으로
어머니 품으로 가는 귀향길에 행복도 가득싣고
다녀오길 바란다
명절맞이 꽃단장을 한다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에 해봐야 그거지만
이발소에서 깍고 다듬어 십년(?)은 젊게 연출한다
내일은 집안팎을 청소도 좀하고
우리집 진돗개 우순이 좌순이집도 청소해 줘야지
풍산개가 낳은 하얀강아지 두마리가
두달째되니 잘먹는다
토실토실한게 너무 이쁘다
이놈들의 눈에는 속눈썹이 가지런히 나있어서
껌뻑일때마다 웃음이 절로난다
졸졸따라다니며 재롱을 떠니 하루가 즐겁다
창문밖으로 달이보인다
달에보이는 그림이 절구질하는 토끼형상이다
구름에 가리웠다 나타나는 모양이 그렇게보임은
내게 풍요가 찿아드는걸까 아님 마음이 편해서인가?
객지에서 공부하는 딸내미가 온다고 전화가 왔다
슬슬 마중이나 가볼까.....
달빛에 젖어 친구삼아 걸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