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농부의 하루

아스팜농장 2010. 3. 31. 19:14

 

눈개승마

 

오늘도 비가 온다.

변함없이 이틀이나 삼일에 한번씩 비가 오거나 날이 흐리거나 암튼 날씨가 미친년 널뛰기하듯이 오락가락하니 농부의 마음이 심히 아프다.

할일은 널부러져 있고 질적허니 땅바닥은 늘 그렇고 딱히 뭐라 하기가 그러한데 오늘은 마음 다져먹고 지난번 못다낸 퇴비를 퍼내기로 하고 밭으로 나갔다.

아침부터 비는 게으른놈 낮잠자기 딱맞게 내리고 바람도 약간 알맞게 불어준다.

트렉터 시동걸어 들이대고 4륜 경운기에 가득 담아 넒은 밭에 구간구간 내려놓는다.

말이 퇴비지 쇠똥인데 비가 부슬부슬 내려 조금만 닿아도 흐물흐물 장갑에 들러붙어 아주 코에 냄새가 뱃다.

이렇게 아침 여섯시 반부터 오후 한시까지 퍼내니 옷은 물론 거시기 까지 다 젖었는데 오늘 물량은 깨끗이 치웠다.

마음에 무거운 하나를 내려놓고 나니 날아갈것 같은게 홀가분한거... 모두들 알지요?~~ㅎㅎ

아직 남은 면적 더 내야 하는데 다음으로 미루고 오후 두시부터는 읍내 기술 센터에서 회의가 있어 가야한다.     

농촌지도자 임원회의라 부랴부랴 샤워하고 밥한술 뜨고 시간 맞춰 도착하고 직원들과 인사 나누니 회의 시간.

이것저것 안건 처리하고 저 위에 사진의 눈개승마 시범포 문제가 제기됐다.

이게 시범포지만 돈과 관계가 있는지라 5개 읍면중에 두군데가 부실하여 미리 그쪽으로 방향제시를 하니 아무도 이의를 제기치 않는다.

다만 소득의 얼마쯤은 면회에 내놔야 한다는 조건하에 결정 지어주니 그쪽 회장과 임원들이 좋아라 고맙다고 인사를 하네요.

그래서 활성화가 되면 그보다 더 좋은 뭐가 있겠는가.

두고 볼 일이지만 감독과 관리가 철저해야 그에 상응하는 결과도 있다는걸 그들도 알아야하는데.......

바쁘게 하루가 갑니다.

그래도 비는 계속 는개비로 내리고 찌푸린 날씨는 요즘 세상 모습처럼 우울하구나.

바다에서 땅에서 쉴새없이 터지는 사건 사고들을 접할때 마다 왜 이렇게 사람의 생각이 변했나 하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더 조심하고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이면 될수있는 일들이 분간없이 일어나니 그만큼 사람의 마음이 급해진거 같아 세월을 원망해야 하는건지 사람의 삶을 걱정해야 하는건지 알수없는 일이다.

모든 사고는 바삐 움직이는데서 일어난다.

땅에서도 그렇고 바다 하늘 모두가 바삐 사는데서 서두름에 문제가 있는것 아닌가 합니다.

우리 농삿꾼도 시기와 그날 그날의 일들이 정해져 있는데 그걸 한둘 건너 뛰다보면 서두름니다.

그러면 어김없이 어떤 문제가 생기고 돌이킬수없는 후회도 생기지요.

몇년전 마음이 조급해질때가 있었다.

아무리 노력하고 아무리 일해도 맨날 그 타령일때가 있었는데 어느날 일손을 멈추고 밤나무 그늘에 앉아서 한참을 생각해 봤습니다.

내가 하는일이 무언가에 대하여 말입니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스스로 자문을 하며 돌아보는데 문득 내가 욕심이 너무 많은거 아닌가 하고 느꼈더랬습니다.

그러면서 버리자.... 내려놓자.... 그렇게 마음이 편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는 하는일마다 제자리를 찿아가며 원하는대로 되어가는걸 느끼면서 스스로의 기쁨을 찿았고  수확도 늘어났던 적이 있습니다.

늘 바쁜생각에 따라가는 몸도 바쁘니 시행차고가 생기고 사고도 생기는거죠.

모두 알겠지만 늘 계획된대로 차근히 진행하면 최소한의 사건 사고는 막을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한나절이 지난 지금 무슨 냄새라도 나면 꼭 오전의 그 냄새 같으니 이를 워쩜 좋으냐 말입니다.

이거 코가 개코가 아니라 고장난 코가 아닌지 나원 참 !!!

오늘 밤이 지나면 또다른 업그레이드된 코가 될거라 믿으며~~~~ㅎㅎㅎ

낼모레는 마을 노인들 1일 여행 가는데 인솔갑니다.

인천대교를 통과한후 어느 횟집에서 생선살 진땅 먹고 한잔 얼콰하면 좋은데 인솔하니 이것도 만만찮은 일인거는 틀림없는것 같은데 이걸 워쩜 좋우??~~~~~~

죽은 귀신도 먹고 죽으면 때깔도 좋다는데 먹고는 봐야겠지요?~~ㅋㅋㅋ

낼은 날씨가 좋으려나 어쩌려나 참 희안한 일이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