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농부의 하루

아스팜농장 2005. 6. 23. 22:30
 

몇일만에 농부의 하루를 쓴다.

눈코뜰새없이 하루가 지나가고 눈감았다 싶으면 아침 동틀때이니 이제 일좀 하나보다.

 

엊그제부터 오이가 날개를 달았다.

아침에 내손에 들어와 박스속으로 담겨져 운송차량으로 경매장간다.

여기집하장에는 12시 40분까지 가져가야하니 좌우지간  마려운 오줌도 참아가며 시간을 아끼며 틀에 꿰어맞춘다.

하우스안을 한바퀴돌고나면 아침 5시경인데도 이마에선 땀이흐르고 작업장엔 오이가 쌓이고 이 재미로 일하는거 보면 인간이 미련 곰탱이같은 생각도 들때가 있다.

또한 이 즐거움을 위하여 지난 한달간을 노심초사 기다려왔던걸 생각하면 몇날 몇일은 밤낮으로 해댈 수 있는 기가 살아서 나의 내면에서 꿈틀댄다.

 

아직은 정상괘도에 접어들지 않아서 모양이 그리 곱지않다만 수량이 많아지니 이또한 좋은일이다.

미쳐 따지못한 구격이 큰 오이들은 밭에 그대로 버려지고 최고의 상품만 모아지고 작은 손수레위엔 하나가득 바구니에 차면 오늘 몇박스 하고 대충어림으로 계산까지 이미 끝내진다.

이렇게 한달 조금넘게 매일 출하가 된다.

그리고는 2차 정식이되고 한달뒤 또따고 그러다 보면 서리하얗게 내리는 가을이되어있다.

 

하루종일 동동대며 밭고랑 누볐더만 발이고 무릎이고 천근만근 무거움을 느낀다.

이상한건 작년틀리고 올해틀리니 나이를 먹긴 먹나보다.

몇일더지나고 인터넷 판매를 해볼까 하는데 잘되려는지 걱정도 되지만 그래도 아는 사람들에게 내가 재배한 깨끗한 오이를 맛뵈어줄수 있으니 기쁜맘이야 그지없으리라...

 


 

종자를 보존하기위하여 심은 몇포기 않되는 줄콩을 저번에 심었는데 벌써 꽃이핀다.

이콩은 콩알 하나가 새끼손가락 두마디쯤된다.

껍질은 고동색 인데 밥에넣어 먹으면 꼭 밤맛을 느낀다.

또한 하얀 줄콩도 심었는데 그 반만한게 갸름하게 생겼고 풋콩때 밥에넣어먹어보면 기가막히게 맛있다.

두마디쯤되는 콩이 꽃을피운다.

꽃 또한 예쁘게 피어나는데 하나만 피는게 아니라 여러개가 붙어있으며 진한 빨강의 색조가 정열적이다.

열매를 맺기위해 벌 나비를 유혹하느라 꽃조차 아름답게 피는구나....

 

벌도 나비도 이쁜거는 알아가지고~~~~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