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눈에 작은 티끌이 하나 들어가 눈을 뜰수 없으리만큼 아파와서 일하다 말고 차를몰고 의료원으로 나갔다.
이곳엔 안과가 없어서 임시로 의료원 외과 의사가 봐주긴 하는데 주로 문진을하고 자기 눈으로 확인을하고 대충 처리해준다.
그리고는 더아프거나 하면 춘천으로 가보란다.
눈을 까뒤집고 한참을 보더만 아무것도 없다하는데 왜이리 눈물이 나고 아픈지 진짜 울고싶다.
아니 이미 눈에선 눈물이 흐르고 감겨지고 충혈은 되어있고 아주 이만저만 고민이 아니였다.
결국 점안액 하나 처방받고 집으로 와서 하루밤 자고나니 조금 나아지는것 같긴한데 아프고 신것은 마찬가지다.
이른아침 종합병원 안과로 가봐야겠다 생각하고 오이모종 확인하러 갔다.
이게 웬일인가?
어제만해도 조그맣던것이 밤새 심으리만큼 커있다.
아무리 한여름 외크듯 한다지만 너무 많이 자라있다. 결국 오이를 심기로 이른아침에 계획이 바뀐거라.
이웃 분들 얻고 해서 모종을 심었다. 날이 더우니 아침에 한나절심고 저녁에 한참심고 나머지는 다음날 심기로 했다 .
눈은 아프고 일은 밀리고 답답하지만 할수있나 차근차근 하나씩 매듭을 짓는수밖에.....
그러니까 오늘 아침엔 눈이 덜아프다. 충혈도 어느정도 가시고 모래알 낀것처럼 따끔따끔 하던것이 부드럽고 살것같다.
눈에 조그만것이라도 들어가면 물로 씻어내는것이 우선이다. 괜찮겠지 하다가 된통 혼났다. 이또한 교훈으로 간직해야지..
오늘 하우스 모종을 다심었다. 물을주고 한바퀴돌아보니 잎이 활기차다.
지난해에는 날씨가 뜨겁고 깨스 장애를 받아서 많이 죽어 보식을 했는데 올핸 그냥 덩굴만 걷고 심으니까 그런 염려는 없다.
시드는것없이 잎이 곧게 펼쳐져 하늘을 향하고 있으니 농부의 마음도 편안하게 오후를 쉴수있다.
급하게 심다보니 마른 잎을 깨끗이 걷어내질못해 걸려있다.
그거야 한가할때 막대기로 툭툭치면 다떨어져 버린다. 심고 일차 관수한 상태이므로 고랑에 물이 고여있다.뿌리만 내리기시작 하면 금새 하우스 안에 꽉차리라....
줄강낭 콩도 꼬투리를 줄줄이 맺고 알이 굵어진다.
잠시 지나면 콩알이 발갛게 익어가고 그러면서 풋콩으로 따낸다.
한창 우거진 덩굴사이로 들어가면 온통 짙은 녹색의 천지에 들어온 기분이다.
잘 여물어서 밥밑거리로 제공되며 맛이야 기막히게 팍신한것이 꼭 밤맛을 낸다. 도매시장 아자씨덜이 부르는 "뽈록이"란 애칭의 줄강낭콩인데 댓종류의 품종중에 상위를 꼽는 콩이다.
어제 택배로온 문어.
오후 쉰다고 하고 농장에 둘러보고 왔더만 이늠을 삶아 놓았군요..
다리가 여덟이니 틀림없는 문업니다. 눈이 덜 나아서 소주 한잔은 무리인거같아 그냥 큼직하게 뚝뚝잘라 초장에 쿡찍어 먹는맛도 괜찮읍디다. 도마에 올려진 금방 삶은 문어가 혼자먹긴 아까워도 어쩜니까? 먹는수밖에~~~ㅎㅎ
거의 한마리를 혼자 다먹었다는.................
내일은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데 적당히왔으면 하는 바램으로 농부의 하루는 저물고 있습니다.
요즘 꽤나 바쁘게 돌아치다보니 어디가 거기고 거기가 어딘지 분간이 안가더만 이제 조금 여유를 찿나 봅니다.
자두보다 작은 고야가 빨갛게 익어있고 밭에 토마토도 흐드러지게 익어있는데 입이 몇개안되니 그대로 눈요기로 끝이나려나봅니다.
여름의 농촌은 풍성한 먹거리에 인심도 넉넉하지요.
그저 보는이마다 가져다 먹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