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농부의 하루

아스팜농장 2004. 7. 27. 22:53
    농부의 하루(2004.07.27)휴가라는 단어가 내겐 생소하다여름내내 일하며 초원에서 지낸다농산물 소비가 둔해짐을 느낀다가락시장 상인들의 움직임이 느려지고가격도 서서히 내린다더위도 약해지는듯 오늘은 구름이 껴서 그리 덥지 않구나오후엔 논으로 나갔다지난번 못다깎은 논두렁을 깎기위해 논두렁에 섰다올챙이가 커서 개구리로 태어난 작은놈들이 놀라 호들갑을 떤다작고 귀엽다폴짝폴짝 뛰어 논안으로 들어가고 어데론가 순식간에 숨어 버린다고라니 한마리가 놀라 달아난다이놈은 지난해부터 논에 내려와 살고있다자주 보인다귀를 세우고 경계를 하다가 다시 벼속으로 고개를 떨군다피해만 안주면 고맙겠건만 저늠은 가을쯤엔 논한가운데를 제 집마냥 벼를 깔고 뭉게 못쓰게 만든다훠~이 훠~~이소리질러 멀리 쫓아버린다그래도 내일이면 또다시 와서 이근처에서 머물테니까.....논바닥에선 벼가 이삭을 보인다벼가 패기 시작했다여기저기 간간이 벼 이삭이 바람에 흔들린다마음이 흐믓하다봄에 그렇게도 힘들게 모를 심었는데 그새 이삭이 나오니 농부는 기뻐서 미소 짓는다얼마후면 찬바람이 일고벼이삭이 누렇게 익을쯤 논뚝에 올라 서면 벼익는 냄새에 절로 배가 불러진다간간이 허수아비가 새를쫓고허수아비 눈감을때 참새 몇마리는 조용히 벼에 내려 앉는다그때쯤 나는 가을걷이에 또 바쁠테고....가을이 기다려 지누나벼이삭을 보니 가슴이 벅차 오른다논두렁을 깎아야지 한참을 멍하니 가을생각에 깜빡 할일을 잊었구나썬그라스에 밀짚모자...머째이 농부는 해가는줄모르고땀을 흘리고 논두렁풀은 베어지고 있구나 농부는 오늘 벼 이삭패는 모습에힘든줄 모른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