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눈꽃이 핀 아침

아스팜농장 2006. 12. 9. 09:27

 

 

 

 

 

밤새 눈이 소복히 내렸어요.

세상 어디를 봐도 눈세상.

눈이 온 아침

골짜기엔 겨울안개가 자욱하고

불 밝히러 지나는 전선에도

수북하게 쌓여있다.

 

그 화려했던 목련도

너무 많이달려 가지를 쪼개내던 앵두나무에도

눈꽃이 피었다

 

밤새 허기에 지친 까마귀 한마리가

전봇대 위에서 아래를 살피고

제가 제일인양 의기양양한데

어디

내려앉을 곳이 

읍나부다

 

이른아침 넉가래들고 등때기 땀이 흠씬적도록 눈을 밀어냅니다.

날씨가 추웠으면 잘 밀려나갈것을 녹아내리며 내린 눈은 이른 신 새벽에 내 이마에서 허연 김이서리도록 부려먹는다.

 

아~~~!!!

나의 짧은 신음소리.

 

나무가지에 그대로 내려앉은 눈은 멋진 꽃을 피웠고

앞산에도 온통 눈꽃을 피우고 저들만의 향연을 합니다.

눈꽃의 향연.

나도모르게 내지른 한마디...... 야아~~~!!!!!

 

동공을 넓혀놓고 바라봅니다.

가끔은 이런 맛으로 시골살이의 힘듬을 덜어내고 마음의 욕심도 털어냅니다.

전깃줄에도 올라앉은 눈은 약간의 바람에도 길다란 눈막대 쑈를 연출하고

그렇게 떨어지는 눈막대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아침입니다.

 

아 !!!

멋진 산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