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늦가을 회상...그리고 택배

아스팜농장 2009. 10. 15. 19:53

가을비 우산속에 눈물 짓는다~~~~♪

최헌이 부른 가을비 우산속에 나오는 가산데 오늘밤부터 비가 온단다.

봄부터 심고 가꾸고 판매하고 일년을 다까먹은 지금 서리가 오면 진짜로 다 접는다.

하루가 다르게 산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고 그렇게 다른것처럼 내 마음도 어디로 떠나보고싶은 충동을 느끼는데 해도해도 끝이없는 시골살이 들일이 이젠 이력이 났을듯 한데도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똑같은 생각이든다.

올핸 단풍이 곱게든다.

 

 비행기 날개가 아니고 종이박스에 내린 무서리....근데 얼었네요.

 

일찍 서리도 안오고 비도 그렇게 자주 오질않아 산기슭 아랫쪽부터 붉으스레 물들더니 날이가면 갈수록 위로 위로 면적을 넓혀갔다.

지금은 산골짜기 어디를 가도 멋찐 가을을 가슴에 담을수있다.

나는 가만 작업장 의자에 앉아서도 이런 가을을 앞뒤로 만날수있으니 이 또한 심심 골때리는 강원도 골짜기 사는 재미일게다.

길다란 터널의 호박밭에 들어가도 한쪽끝엔 잘익은 단풍이 보이고 하우스 비닐 넘어로도 아름다운 강산을 볼수가 있어 참 좋다.

겨울이 오기전 떨어지는 낙엽은 쓸쓸 하지만 낙엽이 되기전 바람에 사각대는 잎새를 누군들 저리 물들일수 가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걸 매일 보다보면 그게 또 마냥 그건기라.

아무리 아름다운것도 가끔 봐야지 매일이라면 아무런 느낌의 감동도 없다는건 다아는 거 아니겠는가.

이틀에 한번씩 간다는 화물차가 갑자기 이번주는 매일 간단다.

양도 많칠않은데 뭣하러 매일 가냐니까 아직 한차로 다 싣기에는 이틀량이 많다고.....

여름은 아랫쪽 부터 오고 겨울은 윗쪽부터 내려오는데 강원도는 겨울이 제일 먼저오니까 지금이 겨울 준비를 할때다.

벼타작은 이미 다 마쳤고 쌀도 모두 다 판매한 뒤라 추경(秋耕)만 하면 된다.

그거야 땅이 얼기전에 하면되니까 아직 멀었고 고추심은것도 다 뽑아 놔서 어느정도 마른것은 아내가 다 땄고 김장배추나 무도 잘크고 있으니 걱정없고 아직 된서리가 안내려서 호박잎도 멀쩡하니 주워먹는 재미로 매일 호박을 따서 포장을 합니다.

이미 계획된 수량은 초과 했으니 더 욕심을 부리면 과욕인걸 난 안다.

일도 생각도 욕심을 버리지 못하면 몸을 상한다.

추석전 과로를 했더니 어느날 코피가 터져 몇일간 혼난적 있다.

일을 마치고 집에와 샤워를 하는데 무언가 코에서 흐르는 느낌이 있어 보니 코피였고 이후로 약간의 힘만 줘도 코피가 나고 자다가 잘못 코를 건드려도 나고 일을 하다가도 코가 마르면 어김없이 나고 그후 사흘간 코피가 나서 고생을 했다.

추석 전전날은 하루에 세번 코피가 나는데 겁이 덜컹 났다.

반공기 정도 쏱아야 멈추고 화장지 한통을 거의 다 적셔야 멎으니 병원엘 가야할꺼 같은데 추석 연휴라 이비인후과가 올 스톱이다.

춘천으로 가야하고 여긴 이비인후과가 없어 참아보기로 하고 이날부터 담배를 끊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후론 코피가 안나고 멀쩡해졌으니 하마터면 시간 버리고 돈버리고 할뻔 했습니다.

담배를 안피니 몸도 가볍고 깨끗하고 목이 션해서 좋다.

마음을 정하니 있는 담배도 남 다 줘버리고 피고싶은 욕구도 없다.

끊었다 피었다를 반복했던 나는 지금도 담배맛을 모르고 피웠으며 담뱃값도 잘 모른다. 내가피던 에세만 2500원으로 안다..ㅎㅎ

길게 끊었던 기간이 4년이고 몇달에서 일년씩은 서너번되니 아직 골초는 아닌거 맞지요?

이참에 끊어 볼란다.

생각도 마음도 멀어지니 건강만 좋아질 일만 남았지롱~~~ㅎㅎㅎ

그건 그렇고.

오늘 택배가 왔는데 꽃게에 전어 대합이 왔다.

꽃게는 꽃게장에 꽃게튀김, 꽃게된장찌게를 해먹을꺼고 전어는 굽고 튀기고, 대합은 벌써 삶아서 뽀오얀 국물에 조갯살 뚝떼어 쐬주 한잔 했씨유.

 

 

 

근데 조개 어느 부분인지 아주 질겨.거참~~ㅎㅎ

껍데기로 뽀오얀 국물도 떠먹으며 그랬지......암튼 출출한데 잘먹은겨.

부산 가덕도에서 보내온 해물을 감사히 잘먹었습니다.

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