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또다른 시작.(애호박)

아스팜농장 2013. 8. 8. 21:48

오이가 끝나고 애호박 심은지 한달이 지나고

하우스는 13일이 되었다.

밖의 호박은 인큐 봉다리 씌우기 시작했고 하우스는 이제 첫 유인작업이 끝났다.

아마 하루에 한뼘씩은 크나봐.

 

이른 아침에 밭에 도착하면 노란 호박꽃이 환하게 반겨주고 길쭉하게 매달린 호박은 앞으로의 일에 대해 이야기 하는듯 하구먼.

긴장마에 중북부지역 후작에 심은 어린 모종들은 거의 다 사멸 하다시피하고 모종을 키워서 일찍 심었거나 한것은 지금 꽃을 피운다.

후작으로 심은 호박이나 오이는 하우스 아니면 거의 다 비에 녹아 남아나지 않았고 시기적으로 대체할 작물이 이젠 김장배추 밖에 없으니 농사짓는 사람들의 마음이 오죽이나 할까....

다행이 나는 긴장마에 더디 크고 성장이 멈췄다가 자라서 그렇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크고 있다.

참 다행이다.  

 

매일 아침마다 인큐작업하고 덩굴 올려주고 나면 그제야 아침 먹으러 집으로 간다.

밥 먹다말고 육묘장에 전화하여 김장모종 있냐니까 있단다.

바로 출발하여 128구짜리 5판 싣고 계산하자니까 그냥 써비스 한단다.

사장과도 사이가 깊고 단골 고객이니 대뜸 계산은 무슨 계산을 하냐고 하면서 정색을 한다.

 

집에 오자마자 옥수수 베어 낸 자리 비닐 벗겨내고 트렉터 시동걸고 비료뿌리고 석회도 함께 뿌리고 반듯하게 로터리 해놓고 비닐가져와 다시 멀칭을 하는데 거참 날씨 고약하구먼.

 아래 위 옷은 땀으로 젖어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빤쓰가 딱 붙어 다리에 갱기고 런닝은 몸에 착붙어 요즘 흔한 19금 모양을 하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작업셔츠 벗고 런닝차림으로 멀칭을 완료하니 해가 져서 침침해진 저녁. 

 

션한 맥주한잔이 그리운 시간이다.

건조기 냉장칸에 넣어둔 음료와 냉수를 번갈아 배가 불룩하도록 갈증을 해소하고 나니 그제야

아~~~오늘이 바삐 갔구나 하고 느낀다.

 

내일은 배추 모종 심고 모레는 마을에서 복놀이 하는데 가서 보신 좀 하고 일요일 부터는 호박을 따야지.

그러면서 가을 내내 호박과 씨름하고 내년 작목 전환할것에 대하여 연구와 서류 작업을 하면 아마 가을이 지날것이다.

너무 성급했나?

이제 시작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