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주 담그기.
이른봄 벌통을 산에 가져다 놓았는데 바로위에 저놈들이 집을 짓고 큼직하게 둥근 말벌집을 보여줌으로 모든이의 접근을 사전 막고 있었다.
내가 누군가?
예전 토종벌한테 죽을만치 쏘이고 나서는 웬만한 벌독엔 꿈적도 않는 면역을 가진지라 이날밤 저놈들 소탕작전을 세우고 과거 분봉때 사용하던 망을 들고 어둠을 헤치고 헛둘 헛둘........
그런데 밤임에도 불구하고 후레쉬 불빛에 반응한 저놈들이 조그만 출입구로 막 기어 나오는거다.
아뿔싸.... 난 저 벌들이 필요하고 통째로 붙들어야 하는데 마음이 급하다.
얼른 망을 펼쳐 둥근 말벌집을 씌우고 냅다 당겨 내리니 무슨 약속이나 한것처럼 똑 떨어져 망속으로 들어가고 그 사이 벌들은 난리 블스를 춘다.
얼른 비스듬이 망을 돌려 탈출을 막고 끈으로 묶어 출구를 봉쇠합니다.
이제 꼼짝마라다.
갇힌 놈들이 웽웽대니 이미 탈출에 성공한 놈들이 합세하여 공격을 하는데 손가락 끝이 따끔하다.
아니 아프다....마이 ...!!
이 말벌은 꽁지에 침을 빼지않고 거듭 서너차례씩 공격을 하며 독을 발산하고 쏘인 부분은 진땀나게 아픈데 나처럼 면역이 있는 사람은 그다지 붓지도 않으며 통증만 있을 뿐이다.
이렇게 자신하다 한번 당하지....ㅎㅎ
암튼 나는 포획에 성공했고 야들을 얼려야 끄집어내지 그냥은 안된다.
냉장고 냉동칸 하나를 빼내어 통째로 집어넣고 이틀. 그렇게도 집요한던 놈들이 냉동되었다.
야들은 조금 느슨하게 작업 하다보면 살아나기도 하는데 그러기 전에 얼른 고농도 쐬주에 넣어 환상의 세계(?)로 보내야 한다.
일단 35도짜리 담금주 두병을 사왔고 하나는 주둥이 넓은 병에 넣고 하나는 그대로 그 병에 담금니다.
3.6리터의 두병이 몽땅 들어가고 봉인되어 근사한 노봉방주가 탄생되었습니다.
일년뒤에 개봉을 하여 포병에서 말하는 효력사를 외치며 아싸라비야 나비야 청산가자를 노래할겁니다.
난생 처음 말벌을 잡았고 처음 술을 담궜으며 기대 반 궁금 반으로 일년을 기대해 볼까합니다.
아참 .
벌집을 헤치면서 부수입도 있군요.
말벌 애벌레가 저만치 나왔구요 후라이 팬에 기름 두르고 노릇노릇 궈서 소주한잔으로 마무리하는 쎈쑤도 발휘하며 약간의 취기가 도는 향기로운 밤을 보낼 기대에 또 한잔 기울여 봅니다.
아주 고소한게 쫀득하고 쥑여줍니다~~ㅎㅎㅎ
그리고 맨아래 쟈는 우리 딸내미, 오는날이 장날이라고 오자마자 심부름 하며 술담는 조수하느라 분주했다는 후문.
빨리 시집을 줘야 하는데 더있다 간다고 영 말이 안통하네.
얌마 술이나 한잔 붜봥~~~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