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매실씨앗과 바람난 가을.

아스팜농장 2008. 10. 19. 22:19

 

매실씨앗 말리기.

 

 

차량유리에 얼었던 얼음.

 

 

 

노는날이 더 힘들다는건 이미 말해서 알겠지만 요즘 중노동 이런 중노동이 없다.

집 외부도색하고 내부도색.... 책장으로 책옮기기......

이게 딱 삼일 걸렸다.

목을 뒤로 젖히고 로라로 올려밀고 내리밀고 암튼 하늘을 봐야한다.

외부야 로라로 한다지만 내부는 천장과 바닥을 붓으로 칠해야하니 이게 보통 작업인가?

붓을 막대기끝에 고정하고 정말로 화가가 그림을 그리듯 조심스럽게 칠을해야 다름곳에 안뭍힌다.

목과 어깨가 맛탱이간다.

혼자서 하다보니 얼굴이고 옷이고 엉망에다가 해만 지면 바로 드러눕는데 누가 업어가도 모른다.

오늘까지 치울꺼 치우고 불태울꺼 태우고 했는데 아직도 아이들방 하나는 손도 못댔다

학교다닐때 사용하던거 정리하고 필요한거 따로 정리하는데 참 시간도 많이 걸린다.

오늘 낮에 정리하다 오래전 써보낸 편지가 보여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다.

아들을 군대보내고 쓴 편지와 작은애 외지로 학교보내고 메모한거며 앨범에 빛바랜 사진들이 오랜 과거를 들춰내고 머릿속엔 온통 그때 그시절 생각들로 다가오는데 벌써 세월이 이렇게 흘렀나 하고 되돌아 갑니다.

과거는 흘러갔지만 마음은 청춘인데 이를 어쩐디요......!!!

머리엔 흰머리가 50대50으로 반백이되었고 아이들도 다커서 객지로 나갔으니 인생사 다 돌고 도는거 아니겠냐구요?

몸은 고단해도 깨끗해진 집이 멀리서봐도 이뻐뵌다.

사람이고 뭐고든지 가꿔야하는거~~~ 그래야 오래간다는거.....아시쥬?~~ㅎㅎ    

 

매실을 지난번에 걸러내고 씨앗만 골라내 말려서 베갯속을 한대나 뭐래나...

삶고 밟고해서 깨끗해진 씨앗이 아주 잘 말랐고 오후에 들어보고 문질러보니 뒤통수에 닿는 느낌은 그다지 부드럽지 못하겠다는 느낌이다.

시원하기는 하겠지만 옆으로 베고 자다간 볼태기에 매실 싹날까 쪼까 걱정되네 그려~~ㅎㅎ

잘 말랐다.

 

그러니까 한 열흘전쯤 여기는 좀 추웠다.

차유리에 얼음이 얼어 긁어보니 저렇게 와이퍼에 쌓여있습니다.

한 이틀정도 쌀쌀하더니 요즘은 여름날씨가 계속된다.

기상 이변이 맞다.

지난해부터 보름정도 가을이 길어졌다고 봤는데 올핸 더길어진다.

요즘 이맘때면 아침에 손이시리고 입김이 나왔는데 요새는 더워서 벗고 일할기분이 드니 이게 무슨 가을날씨여....

그래도 산은 아주 벌겋게 잘익었다.

아래서 부터 윗쪽 정상까지 곱게곱게 가을색으로 갈아입었는데

생각같아서는 다 때려치우고 날라가고 싶은데 그렇치도 못하고 끝나지않은 가을농사가 이럴땐 쬐끔 밉다.

날씨가 좋으니 왜그렇게 호박은 빨리 크는거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