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팜농장 2004. 12. 7. 09:40

몇일을 벼르던 메주를 쑨단다

화덕을 내다놓고 양은솥을 걸어주고

불을 지핀다

1234

식구라야 넷뿐이니 많이할 필요도 없고

그중에 딸은 외지에서 학교다니고

아들은 직장에서 거의다해결하고

하루 한끼먹기 바쁘니

메주 몇 덩이면 고추장 된장을 담글수 있다

 

김이올라오고 잘 끓어 오른다

노란콩이 잘 익어가고 구수한 냄새가 입맛을 다시게한다

1234

저렇게 익은 콩을 기다란 나무주걱에 한알씩 올려놓고

호호불며 먹는맛...

고소하고 구수한맛에 예전 어렸을적 시골고향에서

무쇠솥 큼직한데 하나가득 메주쑤시던

어머님이 그리워진다

그리곤 손으로 몇알쥐어 적당히 식혀 입에 넣어주시던

어머니의 손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1234

다익은 콩이 뜸이 다들고

어느새 볏짚으로 매달기 좋게 엮어놓았다

메주는 볏짚으로 달아야 유익한 곰팡이가 잘핀다고하니

밭에 쌓아놓은 짚을 추려다 올해도 어김없이 엮어놓았다

 

그옛날 못된 시어머니가 메주매달은 밑에서 잠을자다가

변을당했다네...

목침을베고 누워서 자다가 메주덩어리가 떨어져 머리에 맞았답니다

그걸본 며느리가 하는말.....

 

" 지가 아래서 받치고 위에서 치는데 죽지 살어... !!!

 

이랬답니다~~~ㅎㅎㅎ

요즘이야 그럴리 없겠지만 모진 시집살이에 힘든 며느리나

시집살이시키는 시어머니나 다 넉넉하지못해서 그랬고

보고배운것을 유전처럼 내리는 그 갚음의 아리한 깊은 골때문에

서로에게 상처를 냈다치고......

 

우린 저 메주 덩어리를 보일러실 한가운데 매달고

한겨울을 보낼것이다

그리고 따뜻한 봄날이오면 항아리속에서 빨갛고 노란 색의

모습으로 우리들의 입을 즐겁게해줄것이고

여름날 냇가에서 피래미 송사리 매운탕 그리워질때면

또하나의 재미로 등장할것이다

 

아참....

이렇게 메주쑤는날 빠진게있다

벌건 불을 끌어내고 철사에꿔어 구워먹는 고기...

삼겹살대신 장어두마리를 구워본다

냉장고에있는 장어를꺼내 철사에꿔어놓고

양념장발라 노릇노릇구워놓고

지나가는 이웃불러 소주한잔 먹고나니

불때서 얼굴이 벌건데다 소줏끼에 더욱벌게졌다

 

흐렸던날씨가 저녁이되니 눈으로 변했다

초저녁부터 찬바람에 눈이 나부끼니

오늘 저녁엔 방구들 따끈하게 덥히고

커피한잔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