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비둘기집엔 바람만 휑하니....

아스팜농장 2005. 11. 8. 20:48

엊그제 인천을 다녀오며 이동 막걸리를 한말통에 들은것을 사왔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한잔씩 하려고 사왔는데 한잔씩하는 사람이 둘 뿐이다.

오늘도 팻트병에 담고 안주를 싸고 그렇게 산으로 같다.

날씨가 쌀쌀하니 모닥불을 피워 몸을 녹이며 엊저녁일부터 아침까지의 서로의 일들을 돌아가며 이야기하고 그사이 막걸리 한잔씩 둘이 나눈다.

밤새 굳어졌던 근육들이 각개전투하듯 따끈한 불놀이앞에서 늘어진다.

밤새 다른곳에선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는데 여긴 그져 비만 주룩내리다 그것도 잠시 별빛만 총총했었다.

날씨가 차지고 햇빛도 약해지는 동짓달 한낮에는 양지쪽 노루잠터에도 겨울은 어김없이 찿아든다.

다래덩굴 엉키고 설켜도 굳세게 커가는 곧은 나무가 있는가하면 아주작은 머루덩굴속애서 성장을 멈춘 나무도 서있다.

옷나무. 짜작나무. 참나무. 소나무...사이사이 섞여있는 철쭉의 작은 키로도 하늘을 바라보고 살아간다.

숲은 건강하다.

강원도 전체면적의 85%가 산으로 이뤄졌는데 공기를 정화하는 진정한 숲은 여기있다.

공기가 맑다못해 차게느껴진다.

등에 땀이 흐를즈음 낙엽쌓인 땅바닥에 몸을 뉘인다.

푹신하고 촉촉한 땅의 기운이몸속으로 스며들고 폐속깊이 천기를 받아넣는다.

하늘은 파랗고 높게 열려있고 나무끝 새눈이 산등성 제자리서 하늘로 오른다.

 

 

바둘기집이 나무위에 지어져 있다.

물론 묵은 집이지만 참나무 끝쯤에 아스라이 올려져있다.

바람이 불어 흔들릴때는 아직날지 못하는 새끼들의 불안한 마음에 잠못드는 밤이 많았으리라 조마조마하다.

 

 

그옆 또다른 나무위에도 비둘기 집이 있다.

이웃간에 다정히 살려고 비슷하게 지어놓고 새끼를 키워냈고 내년이면 그 새끼들은 또다른 집으로 새끼를 키울거란 생각에 다 떠난 빈둥지는 한겨울 북풍처럼 마음 시리다.

 

추워지는 날씨땜에 배추를 덮었다 .

오늘밤 더추워지면 배추도 꽁꽁댈꺼아니냐고.....

 

이만 자야 될거같다.

졸음이 몰려든다.

내려앉는 눈꺼풀은 도대체 못들꺼같어요

어 ...무겁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