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비오는날 반나절 쉬어가기

아스팜농장 2010. 5. 18. 12:37

 

오랫만에 자판을 두드려 글을 써봅니다.

올해초 산천어 축제를 시작으로 자원 봉사를 한달간 하고 끝나자 마자 산불관련 일을 5월 15일까지 하고 나니 집의 일은 어디 하나 손 안댈곳이 없다. 

틈틈이 밭일과 논일을 해놓고 계획된 날 오이 모종이 오기로 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와서 날씨때문에 너무 큰단다 .

그래서 몇일 당겨서 심으라고 사정을 해온다.

가만히 계산을 해보니 낮엔 면사무소로 출근 해야지 업무도 있지 난감 그 자체다.

이 무슨 돌릴수 없는 운명의 장난인지 사람이 있어야 심지.

여기저기 수소문 해도 이미 약속들이 되어있고 집사람도 천년관 행사음식 만들러 간다고 하여 한바탕 난리를 쳐놓으니 천년관 사장한테서 전화가 왔다.

사람을 사서 보내줄테니 아내를 꼭 보내달라고 애걸복걸하여도 확답을 안했다.

그러니까 13일날 모종이 오고 14~15일날 심어야하는데 15일날 큰행사 몇개가 잡혀있는데 집사람이 한팀을 끌고 약속된 행사를 해야한단다.

그래서 14일날 사람을 세명 사 보낼테니 그렇게 해달라고....

엉겁결에 심게된 오이.

일하러 온 사람들은 읍내에서 가까운 곳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로 일하러 많이 다니시는 분들이라 농사일을 그런대로 잘 하신다.

다행이다.

나는 아침에 오이 심는작업 지시를 하고 면사무소에 출근. 일주일간 비번없이 다 출근시킨것에 대하여 미안한 생각이 들어 모두들 깃발제거하고 근처에서 대기근무하라고 다 보냈다.

나는 오이심는 밭으로와서 작업을 하는데 점심 조금 지났나 전화가 와서 받으니 이런 개뿔같으니라고 아 글쎄 산불이 난겨.

방법없다.

현장으로 달리며 모두 소집하고 현장 점검하니 군인들이 연막탄 터트려 훈련하다 산불로 전이된 사건이다.

다행이 빨리 진화했고 내려오니 다시 연기 발생,

불씨를 모두 제거 잔불정리까지 했는데 안보이던 불덩어리가 바람에 비탈 아래로 굴러내려 다시 점화된 것으로 헬기 다시 투입하여 진화했다.

이젠 군인들이 밤 10시까지 남아 있겠단다.

누구 말마따나 말년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랬는데 꼭 근무 끝날때 지랄이 나요.

15일 해단식 자리에선 술취한 대원 하나가 면장한테 막가파식 주정을 해서 입장 곤란한일도 있었고 성질같아서는 몇대 쥐어 박고 싶었지만 억지로 참고 보냈다.

이자식 다음날 전화해도 안받아. 이걸로 그와의 인연은 끝이 나는게지.

그자리 문제를 사과시켜주려고 한건데 지 바탕이 그러하면 그걸로 아닌게야. 쯔쯔쯔........ 

그리고 담날은 하루종일 오이모종에 물주는 작업을 하고나니 발목이 부어오른다.

옛날 차없을때 125cc 효성 스즈끼 오토바이 구입해 타고 객끼를 부릴때 넘어져 발목을 제쳤드랬어.

한동안 조심하다 또다시 한고뿌하고 비포장 덜덜대다 눈길에 미끄러져 다른 발목 제치고 왼손목까지 제쳤던거야.

손목아지 하나 발목아지 두개를 제친 후론 생생한 오른쪽 팔목은 아주 조심을 혀.~~ㅎㅎㅎ

그런데 그 팔꿈치는 국민핵꾜 댕길때 육촌형 90cc 오토바이 뒤에 타고 논두렁 가다가 수로로 들어가는 바람에 나딩굴며 팔꿈치로 돌을 찍었는데 그때 파손된 근육이 석회화 된거야. 그게 지금도 만지면 무슨 뼈조각같은게 만지키는데 사용엔 아무런 지장도 통증도 없어요.

다만 일기예보 정확히 맞추는 재주는 생겼지. 그 팔이 조금 묵직하면 이틀후 어김없이 비가온다는거.....

하여간 귀신이 곡을 할 정도니까..ㅎㅎ

어제는 논에 물을 대고 논을 삶았지.

불때고 삶는게 아니라 트렉터로 로터리 치는거야. 물논 정지작업이지.

거기다 못자리를 해놨는데 이걸 다 들어내야 하고 로터리가 끝나면 다시 숫자 맞춰서 논두렁 가까이 물에 담궈야 한다.

물에 흐물대는 흙이 가라앉으려면 삼사일은 걸려야 하고 그때 이앙기가 들어가 모를 심는다.

혼자서 이른 꼭두 새벽부터 그일을 하려니 입에서 단내가 나고 다시 들어다 논에 넣는데 팔이 떨어져 나간다.

일이야 허구헌날 해온거니까 막히는건 없지만 이젠 체력적으로 보강을 하던지 먹는걸 새참까지 챙겨 먹던지 해야 될일인거 아닌가 몰러...

허걱!!

나이가 오십 가운데 다왔자너 그러니 그럴만도 헌겨 그치?

이렇게 정신없이 오월이 갑니다.

새 달력을 펼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오월을 넘는다.

이젠 본연의 직업인 천상 농부로 살아야 가을에 웃을수 있는거지.

남보다 더 빠르게 진화하고 보다 멀리 가려면 꾸준한 자기 개발만이 최선이다.

치열해진 생존경쟁에서 남보다 우선이 되어야하는 현실은 누구에게도 마찬가지고 그 끝은 각자의 삶의 질에서 차이가 난다.

세상에 있어야 할사람과 없어야 할사람. 있으나 마나한사람......

당신은 어떤 사람이고 싶습니까?

최선을 다하는 삶의 방법으로 자신의 모두를 전환해야 합니다.   

비가 제법 옵니다. 

가물이 가던 밭에 충분한 비가 왔고 힘들어서 좀 쉬려했는데

이참에 반나절은 큰 대짜로 누워 세상에서 제일로 편한 자세로 휴식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