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다.
한때는 더워죽고
한때는 추워 죽더만
요즘은 목말라 죽는다.
뭔늠에 날씨가 미친년 널뛰듯 4월에 30도를 웃돌더니
갑자기 서리가 내리며 차 유리창에 성에가 끼고
기온이 어느정도 됐다싶었는데 이번엔 가뭄이 심하여 심어논 옥수수가 날아가는 참새 잠지를 보았는지 배배꼬며 비튼다.
이게 목말라죽는 거 맞다.
이리하야 어제는 물을 500리터 가득 물통에 담아 경운기 시동걸고
한여름 식솔들 먹고 조금 남을만치 심어놓은 그 배배 꼬는 안처로운 옥수수에 물을 조석으로 줍니다.
이렇게 좋을수가~~~
옥수수가 파란 화색이 돌고 쫘악 펼친 이파리가 웃습니다.
피망 몇대 심어놓은것도 뭘 잘못했는지 허리를 굽히고 작신 늘어트리고 있어 거기도 물을 주고
엊그제 심은 꽃양귀비도 물주고, 하여튼 땅속에 뿌리박은것은 죄다 물을 줍니다.
그러더니 오늘아침부터 비가온다.
개뿔....
오려면 어제쯤 오던지 그럴것이지 물주고 잘 달래놓으니 비온다....옘병!!
팔이며 어깨가 무너지는 오늘 새벽에 또다시 비온단 소릴듣고 하우스 찢어진 곳 보수하러 간다.
중간을 잘라 15미터쯤 새로 씌워야 하는데 마음만 급하지 이거야 원...!!
별수있간,
혼자 허리춤에 비닐끝 동여매고 파이프 위에서 곡예를 합니다.
지랄같은게 잘 넘어오지도 않네....이럴땐 씨팔조또소리가 절로난다.
혼자서 왔다갔다 비닐을 덮어놓는데 누가 지나며 그런다.
내가 사람인줄 알았는데 곰이라고......
낸들 이러고 싶어서 그러냐고요.
비는 오려고 가끔 한두방울 떨어지지 파이프에 물기있으면 비닐 이동이 안되니 그늠에 하우스 파이프를 올라타고 내리타고 쌩쑈를 하지.
어쨌거나 패드 스프링채우고 깔끔하게 마무리지으니 비가 제법 옵니다.
이없으면 잇몸으로 한다지만 다들 바쁜거 알면서 잠깐 이거하지고 부르기도 그렇고
혼자서도 잘했어요...ㅎㅎ
가물어 목말라죽은 불쌍한 산천 초목이여 오늘 비옴에 기뻐하라~~~~ㅎㅎ
옷이 젖어 냉큼 갈아입고
따끈하게 정종 한컵 앞에 놓으니
사과맛 오렌지맛 안주에도 입안에 온기도는 곡차가 제일이라.
한모금 입안에서 곡차향 퍼져가니
지금껏 힘들었던 손발의 노고에도 평온함 가는구나.
비!!
너 참 반갑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