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상반된 두곳의 이비인후과를 가다

아스팜농장 2005. 8. 12. 21:43

코가 아픈 마음에 일하다 말고 병원으로 간다.

일단 허리굽혀 일하다 힘한번주면 찔끔 나오는게 또 터진거다.

이렇게 하루 두세번쯤 비 출혈이 생기는데 아주 환장하겠다.

또 어떻게 살살 앉아서 일어나고 하면 괜찮은데 무심코 일어서다보면

영락없이 터진다.

 

애호박 순치는일이 워낙 급한지라 병원도 미루고 일을하다 이젠 안되겠다싶다.

오전일을 뒤로하고 어제 오전일찍 춘천으로 냅다 달렸다.

사전에 전화로 문의하고 안내받아간곳이 모 이비인후과 였는데 나참...

간호사 한명이 접수를하고 기다리는데 원장은 안나타나고 좀 기다리라는 말뿐.

접수를 했고 나보다 먼저온 다섯명 뒤로 순서가 잡히고......

이윽고 원장 선생님 등장.

머리가 하얗게 시어지신 연세가 많은 노인 의사이신거였다.

진료실 문이 열려있어서 바로 문밖에 앉은 나로선 다 볼수밖에...

 

다 각설하고.

이병원 시설은 한 이십년쯤 전의 말하자면 연속극에서나 볼수있는 그런 진료실이였고

이거 나갈수도 진료받기도 진퇴양난에 처해지고 보니 이젠 사뭇 궁금해지기도 한다.

이비인후과라 그런가 눈아픈사람도 귀를보고 입아픈사람도 귀를 보고 귀아픈사람은

입안도 보고 말그대로 이비인후과인데 문제는 이런 의원이 도심 가운데 있으니 나같이

외지인에겐 참으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그래도 이왕 왔으니 한번 검진이나 받아보자고....

 

땜질을 한단다.

무슨약인가를 서랍열쇠열고 꺼내시더니 조금 찍어 아픈 부위에 바르는데 눈물이 나도록 아픈거고 왠 재채기는 그리나는지. 그리곤 간호사를 부르더만 따라오라면서 빨리 의자에 누우란다.

안그러면 터진다고....

대기실 다섯명앉는 의자에 털썩누우니 오는사람마다 쳐다보고 민망하기 그지없고 누우라는데 일어날수도 없고 참으로 내가 한심한 생각이 다들더란 말입니다.

무슨 병원이 환자 누울 침대하나없이 대기실 쇼파에 누우라니.

이러고도 아직 진행중인게 의심스러웠다.

그러고는 한 삼십분쯤 됐을까 부르더니 처방전 가지고 가란다.

진료에 비하면 거금 12000원을 주고 약 3000원어치사고 왔다.

 

그러니까 오늘 아침 줄콩밭에서 콩을 따는데 코가 이상한 느낌인데 손끝을대보니 아불싸...

코끝을 꼭쥐고 한참있으니 지혈이 되었고 안되겠다 싶어서 인터넷으로 검색을하고 병원 확정.

전화걸어 확인하고 오후에 가보니 간호사 4명에 최신식 시설을 갖춘 의원 이였다.

참고로 이곳이 아마 개원의사 다섯인가 몇이서 10억원씩 출현하여 각기 다른 의원을 한건물에 집합시킨 일종의 병원 스타일이다.

이곳에 가면 약국까지 일상에서 진료할수있는 종목은 다할수있도록 되어있다.

내차례가 되어 검사를 하고 모니터로 보여지고 친절하게 40중반의 원장이 소상히 얘기해주고 병이 이래서 그냥도 날수있구나....이곳에선 신기하게도 통증도 별로없이 소독하고 약으로 지졌다고 하는데 어쨌건 괜찮다.

헐어서 상처가 있으니 약도 필요없고 연고 하나만 사가서 바르란다.

그야 뭐 두고 볼일이지만 지금으론 참 편하다.

진료비 어제의 딱 반값이고 약 필요없고 물론 주사도 안맞고 이래서 양질의 의료기관을 찿아야 하는 이유이다.

누구의 소개도 필요하겠지만 난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시설을 사진으로 확인하고 가야한다고 어제오늘 내눈으로 봤다.

코피땜에 병원가보긴 난생첨이였는데 코피날때 지혈방법하난 확실히 알았다.

우선 피가나면 솜으로 양쪽 코를 틀어막고 코끝을 아프도록 꼭쥐고 머리를 앞으로 15도 정도 숙이고 조금 지나면 신기하게도 멎는다.

절대 뒤로 젖히지말고 앞으로 숙여야한단다.

목으로 넘어가면 구역질이난다거나 해서 압력상승효과로 지혈이 않되거나 할수있단다.

 

여기저기서 줄강낭콩 달라고 전화오고 찿아오고 상인들 발길이 잦아졌다.

오늘도 경동시장에서 상인 한사람이 밭으로 찿아와서 자기들과 거래를 한번 해보잔다.

그리곤 다른 종류의 콩 한박스를 내려놓고 말려서 씨앗으로 써보란다.

나야 작목반장이니 결정하면 그만이겠지만 그래도 모두 모아놓고 의견을 종합해보는게 좋을듯하여 말미를 늦춰놓았다.

분명 가격상승 효과는 있을찐데 그간 거래하던 곳하곤 아주 딱 끊을수도 없고  분산을 하긴 해야겠는데 그러자면 제기동 경동시장에 가서 가게확인하고 신용도 조사하고해야하니 나만 뭐빠지게 뛰어야 할판이다.

암튼 내일 총무를 통하여 회의를 소집시켜놨으니 진행상태 봐가며 서로 노고도 위로하며 한잔 꺾어야 겠다.

 

헌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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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맹물만 마셔야 되는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