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세월앞에 무너지는 재래시장 情

아스팜농장 2008. 2. 3. 21:43

입춘이 코앞이다.

풍수로 말하면 24절기상 봄의 첫 시작이다.

이날이면 대문짝에 큼직하게 써붙이던 입춘대길이며 건양다경하며 써붙여 복을 비는 풍습에서부터 맨끝땅 제주에선 입춘굿이라하여 농악대를 앞세우고 집집마다 다니며 복을 빌어주던 행사가 있었다.

이때가 되면 농부는 농사준비를 하게된다.

지금이야 거의 모든 농삿일을 기계로 대신하지만 과거 예전엔 모두 손수 몸으로 때웠던 시절이니 모두 꺼내 손을 봐야할것이 전부였을꺼다.

아낙들은 집안 안팍을 넘나들며 겨우내 쌓인 먼지를 털며 새로운 기를 집안에 불어넣고 무사태평을 기원했다는 절기상 입춘이 내일이다

 

세월.......

빠르고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

새해 복을 외치며 이리저리 전화하던 때가 엊그제인데 한달이 후딱 가버리고

또다른 새달을 맞으니 음력으론 정월이 시작되고 봄이 시작되는 이월엔 할일도 많다.

우선 나이를 한살 더 먹으니 오십둘이다.

그래도 얼굴은 팽팽하니 아직은 마흔아홉 기분으로라도 살아야하고

올한해 농사규모 따져서 구비할것은 구비하여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한다.

비료값이 24%가 올랐으며 자재비도 비슷하게 올라 농사비용도 만만찮다.

거기다 종자값도 오를께 뻔하니 올핸 긴축으로 시작함이 현명한 생각일게다.

 

이번주엔 명절인 설이 끼어있고 긴 연휴에 다녀올곳이 몇군데 된다.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가고 친척집으로 해서 한바퀴 돌려면 경비도 상당히 준비해야한다.

늘상 하던일이지만 오늘 5일장인 재래시장에서 제수품을 준비하며 장보러 나온 시골사람들을 만난다.

예전같으면 북적대며 여기저기 외치는 장삿꾼들의 "싸구려" "떨이요" 소리가 요란할텐데 이 소리가 간간이 들려온다.

간혹 "뻥이요" 소리가 들리면 잠시후 뻥하며 강냉이가 터지고 허연 김이 하늘로 오른다.

요즘 자반고등어 한손 꾸러미에 끼어 들고가는 모습은 옛얘기가 됐고 그런 정취도 예전의 정도 보기어렵다.

재래시장의 빼놓을수없는 재미가 "덤"인데 이 덤이란것도 엄청 인색해져서 달란얘기도 쉽지않은게 시골 시장인심이 되어버렸다.

 

살아가면서 잊혀지는게 안타깝다.

세상이 이렇게 변했고 먹고살기 힘들고 지쳐서인지 오가는 사람의 얼굴엔 미소가 없다.

언젠가 서울 지하철 입구에서 한참을 서있으며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본적이 있다.

하나같이 똑같은 모습으로 웃는모습은 구경하기 힘들고 심하게 말하면 싸운얼굴로 스쳐간다.

재래시장은 정이 뭍어나야하고 넘쳐야 제맛인데

붕어빵을 파는 아줌마도 닭다리 튀겨파는 아줌마도 그렇고

갖가지 모양 패션이 넘쳐나는 속옷파는 아줌마도 생선토막치는 아저씨도 그렇고

과일 야채파는 늙수구레한 촌부같은 아낙도 그렇다.

집사람과 때마침 집에있는 딸아이가 까만 봉다리 주렁주렁 양손에 들고 차로옵니다.

차에 올라 궁시렁대는걸보니 물가가 많이 올랐나 봅니다.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오며 차례상이 풍성하게 차려질것을 의심치 않아요.

집사람 손이 크거든요~~~~~ㅎㅎ

 

입춘과 우수

설과 대보름

이달에 다 있으니 절기와 풍습에 맞게 

커다란 희망과 명절의 풍요로 깔끔하게 보내보자.

 

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