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소양강 처녀.

아스팜농장 2012. 2. 13. 20:34

 

 환갑이 되었을꺼 같은 어릴적 소양강 처녀

 

어제 대구를 다녀왔다.

지인의딸 결혼식에 참석키위해 대절 버스를타고 대구로 달려가는 도중 여기저기 몇군데 세워가며 그집의 손님을 싣는다.

이른아침 5시50분 출발하여 예식장까지 5시간이 걸렸다.

 

춘천의 소양강 나루터.

소양강 처녀가 서있고 그뒤로 쏘가리가 하늘로 입을 벌리고 있는 버스 정류장에 버스가 정차한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시내를 바라보는 처녀는 올해로 환갑이 넘었을꺼로 추측된다(내 생각ㅎㅎㅎ).

1969년 반야월 선생이 작사하고 이호 작곡 김태희라는 가수가 부른 소양강 처녀는 춘천을 대표하고 전국의 노래방 등극도 무쟈게 하고 국민가요로 불려지더니 드뎌 춘천에서 조형물을 물위에 세우고 노래비까지 세워놨다.

그래서 저 처녀 나이는 43년전 노랫말을 만들었고 열여덟 딸기같은 순정이라니 대충 스므살쯤 됐을법하니 내생각으론 환갑을 넘긴 처녀일께 틀림없다~~~ㅎㅎ 아이구야 누님일세 그려!!~~~ㅋㅋ

 

해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외로운 갈대밭에 슬프우는 두견새야
열여덟 딸기같은 어린 내 순정
너마저 몰라주면 나는 나는 어쩌나
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 처녀

해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외로운 갈대밭에 슬프우는 두견새야
열여덟 딸기같은 어린 내 순정
너마저 몰라주면 나는 나는 어쩌나
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 처녀

 

예식장에 도착하여 이리저리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접수를 보라네.

멀리가서 나름대로 둘러 볼꺼도 있는데 꼼짝없이 접수대에 앉혀졌고 식이 끝날때까지 난 자리를 뜨질 못했다.

뷔페로 점심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버스는 말그대로 관광버스였다.

빠른 음악이 나오고 신들린 사람들처럼 하나둘 통로에서 관광버스 춤을 춘다.

안전을 위해 기사는 천천히 안전하게 차를 몰고 간다.

동승을 한 80세 할아버지가 몸을 흔들며 반절의 나이를 먹은듯한 여자의 춤동작에 세월을 내려놓습니다.

근력이 좋은건지 신명이 좋은건지 좌우지간 박수치며 즐기며 돌아오는 길이 아주 먼길은 아니였다.

딸을 시집보내고 돌아오는 혼주는 마음 아프고 기쁘고 여러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느낌이다.

저녁을 먹으며 술한잔 건네며 기분 어떠냐니까 말로는 시원하단다.

나이 삼십 중반의 딸을 보내는 부모맘 알것도 같은데 어쨌거나 딸을 시집 보낸게 아니라 사위를 하나 더 얻은거라고 위로하며 집으로 왔다.

피곤하다.

불끄고 누우니 아침이 훤하게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