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가 쓴 빨간모자
비가 오락가락한다.
호박따러 가는 길목 밭뚝에 수수를 심었더니 비둘기의 식량창고가 돼 버렸다.
아주 떼를지어 다니며 수숫대를 부러트려 모조리 따먹고 피해를 끼친다.
몇일전 반짝이 테프를 쳐놨더니 이삼일은 조용하더니 먹이 앞에 배고픔을 참을수 없는 비둘기들은 단체로 습격을 했고 어제아침 현장을 목격하고 오늘 빨간 모자를 씌웠다.
마침 집에 양파망이 꽤 많이 있어서 그걸 이용하여 후줄근하게 비를 맞으며 씌워 나갑니다.
야생동물 피해에 지금 시골에선 몸살을 알아요.
밭뚝에 배나무도 조류와 왕태기벌때문에 남아나는게 없다.
나도 지나 다니며 노란배는 하나 둘 따서 먹는데 맛이 기가맥히게 시원하니 저놈들이 극성이지....
에라 개뿔이다....!!!
그렇게 먹으니 맛은 진짜로 있다~~~ㅎㅎㅎ
저녁메뉴는 칼국수란다.
날씨도 꾸중허고 비도 간간이 오는데 조오치~~~하하하
낮에 감자전 잘먹는다고 또 해준걸 다섯장이나 먹었더니 뱃속이 우당탕......
따끈한 홍합넣고 끓인 칼국수 국물을 후룩후룩 들이마시니 속이 좀 편안하네.
방안이 눅눅하여 보일러에 불을 지펴본다.
연기가 하늘로 오르고 잠시후 순환모터가 돌고 집안에 온기가 나니 뽀송한 기분이 들어 오늘밤은 좀 덥겠다 싶은데 어쩔껴? 불땠는데.
태풍이 온다는데 걱정이다.
바람이 심하게 불면 매달린 호박이 기스가 가서 상품성이 떨어지고 이파리며 모든게 상처 투성이 일텐데 잠잠히 지나갔으면 하고 바래본다.
낮은지역 사람들은 물때문에 걱정이고 우리처럼 농사짓는 사람은 바람땜에 걱정이고 맘편하게 살수있는 날들이 계속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