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빗자루를 만들다
엊저녁을 늦게먹고 잤더니
아침에 일어나면서 느낌이 다르다
날씨가 겨울답지않게 푸근하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한다
이 뭔 아침부터 쓸데없는 생각을 하나....
나무보일러에 땔 나무를 해야할때가 됐다
기계톱이야 저번에 손봐놨고
오늘은 톱을 갈아놓고(원래 어른들은 톱을 쓸어놓은다고 함)
시간이 되면 오후에 산으로 가련다
아침밥을먹는데 못보던 음식이 나온다
이게 뭐여??
도치라는 바닷고기알로 얇게 강정처럼 쪄놓았다
이 도치라는놈이 올챙이 큰것처럼 생겼는데
요즘 작은알갱이같은 알이 꽉차있다
물어본즉은
알을 물에씻어서 소금으로 간을하고 베보자기에 적당한두께로
널어놓고 하룻밤을보내면 굳어진답니다
이것을 솥에넣고 쪄내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먹으면 되는데
양념된 새우젓으로 입맛에맞추어 먹으면 금상첨화입니다
또한 소주 안주로 최고입니다
이런거 먹어본사람 몇안되고요 몇해전 친목계할때 만들어 먹고
오늘이 두번째입니다
환상적입니다~~~~~~~
싸리빗자루를 만들려고 산으로 간다
나는 시골 이사온후로 사서 쓴적이 없다
프라스틱으로 만든것이있는데 편리하기도 하다
헌데 나는 왜 싸리비를 고수하는가?
눈이 펄펄내리는날에
싸리비로 눈을쓸어야 운치가 난다
길고 가느다랐게 싸릿가지 자욱도 남고
저만치 길을 쓸고 되돌아올적에
어깨에 둘러메고 오는 기분도 그렇고....
나는 그래서 싸리비를 한해에 열개쯤 만든다
낫을들고 싸리나무를 베는데
새의 둥지가 보인다
크기로 보아 작은새인거같고 이쁜아기새둥지가
아직도 보드랍다
지금쯤이면 이녀석들도 어미만큼커져서 겨울을 준비하겠지
다떠난 둥지가 휑하니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오는길옆에 아카시아나무가 몇대있다
톱을꺼내 자르고 낫으로 가지를치고 여나믄개 잘라왔다
쪼개지 않아도 될만큼의 크기이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작은 손수레에 싣는다
나무보일러 문을 열고 불을지펴본다
그다지 맵지않은 연기가 주변에맴돌고 주름진 연통으로
곧게곧게 하늘로 오른다
발목이 화끈댄다
아직 부기가 덜가셔서 굵직한 모습에
영락없는 짝발목...ㅎㅎ
보기에도 웃긴다.... 한쪽은 가늘고 한쪽은 굵고...
어둠이 사방을 움켜잡고
금방이라도 비가올꺼같다..
눈이내릴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