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찌는 여름의 일상

아스팜농장 2010. 8. 3. 20:20

여름이 완전히 익어 터져갈때쯤 가족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갑니다.

이번주 동생들 가족이 휴가를 오고 아이들도 오랫만에 시골 정취를 듬쁙 느끼고 가겠지요.

부모님 일찌감치 돌아가셔 친정이라도 오려면 우리집으로 모두 온다.

조카들도 도시가 고향이라 시골을 모르고 크다가 가끔 아주 가끔 이렇게 시골로 내려오면 그렇게 좋아하고 기온도 아스팔트 위보단 한참 시원한 농촌의 공기를 느끼고 간다.

 

요즘 애호박 키우느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는 나는 어찌 된건지 일을 해도 끝없이 이어지니 올핸 입추가 낼모레인데 하루도 맘편히 놀수가 없다.

농부가 이런생각을 하면 미쳤다고 하겠지만 그래도 하루쯤은 일탈을 할수있음에도 그렇치 못함은 올해같이 채소 키우는 재미엔 가당토 않겠지.

어쨋거나 여름은 뜨겁게 지난다.

 

올 기온이 높아서 그런지 농장 인근에 축사들이 있어서 그런지 파리가 사람을 뜯어먹으려 덤빈다.

유난히 올핸 그놈에 파리가 극성이라 약을 쳐도 소용없고 뭘해도 끝없이 나타나 괴롭힌다.

땀은 나지 파리는 뎀비지 아주 환장을 하겠어요.

그렇다고 시골서 함께사는 사람들끼리 민원을 넣을수도 없고 말하는 것도 한두번이지 이건 정말 아니다.

키우는 사람들이 축사주변을 깨끗이 하던가 아님 환경지킴이들이나 담당자들이 순찰을 계속하여 지도 내지는 시정조치를 취하던지 뭔 조치가 있어야지 이러다 잘못하면 이웃간 금가게 생겼다.

찬바람이 나서 조석으로 선선하면 없어지려나 아주 고역이다.

 

노지에 심은 호박은 몇일뒤면 첫 꽃을 피울꺼고 그러면 매일같이 인큐베이터 봉지를 씌워야 한다.

하우스 호박은 늦게심어 이제 잎을 키우고 줄기를 늘이는 중이니 한쪽일 끝내면 다음날은 다른쪽  일하고

교대로 나눠서 작업을 하니 좀체로 시간을 비울수가 없다.

그래서 올해 벌초는 일찌감치 날을 잡고 집안 형제들에게 연락을 취해놓은 상태다.

해마다 벌초할때면 호박이 엄청나게 나와서 집사람이 밥먹을 시간도 없이 종일 작업을 하고 내가 올때쯤이면 입이 댓발은 나와서 툴툴 댄다.

그러면 나는 오는 도중에 미리 음식점에 주문을 해놓고 도착직전 가지고 와서 함께 저녁을 먹지요. 그러면 조금 부드러워 집니다...ㅎㅎㅎ

그래서 올핸 보름정도 당겨 하려고 합니다.

 

날씨는 아주 푹푹 찐다.

무더운 날씨는 습도가 높아 끈적한게 몸땡이 어디 한군데 가만두질않고 땀으로 적신다.

얼굴은 눈뜨기도 힘들게 흘러내리는 땀으로 주체 곤란이고 바지는 다리에 감겨 발걸음 떼기도 힘들때가 요즘이다.

땀샘은 열릴대로 열려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흐르고 물은 하루에 음료수 피티병 두개를 해치워도 모자란다.

음식은 조금 짜게 먹는데도 워낙 더운날씨라 염분이 모자라 어떤때 점심엔 냉수 한사발에 된장풀고 김치넣고 간간하게 냉국을 만들어 밥한술 말아 훌훌 넘겨 갈증을 면해 봅니다.

예전에 어른들이 일하러 가 점심을 먹을라치면 샘물을 한그릇 퍼서 그렇게 된장이나 고추장 풀고 김치넣고 밥말아 식사를 하는걸 나 어려서 봤고 그걸 지금의 내가 먹으니 역시 갈증을 해소하는덴 최고다.

이렇게 먹은날엔 웬만해선 갈증을 못느끼고 일을 하지요.

지금 내가 이렇게 끄적 댄다고 맨날 죽기살기로 일하는건 아니고 대략 그렇게 산다는 이야깁니다~~~ㅎㅎ

 

지금 부산서 택배가 왔는데 낙지에 빨간게장, 간장게장, 삼치, 그리고 듣도 보도못한 먹거리가 도착했네요.

일단 살이 두툼하게 붙은 게다리 하나들고 뻘건 게장을 입에 넣어 먹어보는데 이거 완전히 한여름의 별미다.

바닷가서 살아있는 게로 담근 게장은 먹어본사람만 아는거지요~~~ㅎㅎ  

부산 가덕도의 한여름 밤은 어떨까?

파도소리 철썩거리는 바닷가 주택에선 자장가 삼아 피곤한 몸을 쉬이겠지요.

陸.海.空. 중에서 그곳의 산물인  해군海群을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히 먹겠습니다.

오늘 무공해로 키운 육군陸群인 강원도 찰옥수수 한접 보냈습니다.

넉넉하게 쪄서 이웃과 함께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