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하우스 폭설붕괴방지 지주를 세우고 나니 구제역 소식에......

아스팜농장 2010. 12. 22. 21:43

 

하우스 폭설 피해방지 지주세우기

 

 

내년도 필요한 거름도 내고....ing

 

지난해 폭설로 엄청 힘든 제설작업을 한뒤 올핸 지주를 세워야 겠다고 다짐 했는데 드뎌 오늘 지주를 모두 세웠다.

4미터짜리 철제지주(건축 삿보도)를 고물상에서 개당 6,000원씩 주고 구입하여 세우는데 이게 또한 장난이 아니다.

평소 쓰던 파이프로 만든 사다리를 벌려 세우고 맨위의 칸까지 올라서면 하우스 상단 서까래에 손이 닿는다.

그러면 그 삿보도 위에꺼를 당겨올려 끈으로 움직이지 않게 고정을하고 내려와 핀을 꽂아 링을 돌려 단단히 고정을 하면 되는 작업이다.

농삿꾼이 일하다 놀고나니 뭘하나 하려해도 굼뜨다.

바짝 허리를 곧추세워야 하며 다리에 힘을주어 중심을 잡고 작업을 하려니 등에 땀이나고 사다리 내려오면 다리가 후들거린다.

이럴땐 어디서 조수를 구하든지 아니면 평소 어디에 감춰둔 애인하나 있으면 딱이데 그도 절도 없으니 별수없이 혼자몸으로 때울수 밖에...ㅋㅋㅋ

하루가 다 가고 어둑해 질때쯤 모든 작업이 끝났다.

이마의 땀을 닦고 작업복에 뭍은 먼지를 털고나니 올겨울 눈이 와서 겹겹이 쌓여도 두다리 쭈욱펴고 에헤라디여~~~ 안도의 편안함을 미리 느껴봅니다.

 

그건 그렇고.

앞장에서 말한 모임이 물건너간거는 이렇다.

지난번 안동에서 발생된 구제역이 오늘 아침 화천도 양성반응으로 확정발표되어 발생지는 초토화 되고 그 여파가 관내 모든지역으로 밀려온다.

그런데 평창도 양성으로 나왔고 춘천 원주 횡성 양양까지 의심신고 되어있어 청정 강원의 축산업이 큰 위기에 놓여있다.

나는 소 한마리도 안키우니 마음만 애처롭지 눈으로 안보아 덜하다고는 하지만 화천지역(사내면 명월리) 발생지에 친구가 하나 살고 있는데 이 친구 12마리 소가 있다고.

아침에 전화하니 아직은 그러더니 저녁먹으며 걱정돼 전화하니 훌쩍거리며 전화를 받는다.

지금 살처분 매몰장에서 오는길이라고.........

애써 키우던 자식같은 소가 갑자기 죽임을 당하고 동시에 한곳에 매장 당하는 모습을 보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그중에 임신우가 네마리있고 큰소가 나머지인데 참 큰일이라며 한숨을 쉰다.

발생한 농가를 제외한 500미터 안의 그동네 세가구 26마리의 소가 조금전 살처분 되었고 사람이고 짐승이고 출입을 막고 있으며 그 범위를 조금 벗어난 한농가는 50여마리의 소가 있는데 걱정이라고 한다.

 

이런 일이 생기면서 고향 친구모임은 잠정 연기되고 회장인 나는 모두에게 취소 문자를 날린다.

"화천지역 구제역 발생으로 모임을 잠정 취소합니다. 얼마남지않은 한해 잘 마무리하고 수습되는대로 다시 일정 잡아 공지하겠습니다."   이렇게 문자를 날렸고

어젠 누가 이런일이 있으리라고 생각했나 옘병할 네비 주소까지 찍어 문자를 날렸으니 하루는 오라하고 하루는 오지마라하니 뇌세포 자동인식 장치가 고장날까 걱정됩니다....ㅎㅎ

 

이래서 화천지역 모든 일정이 다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사실은 이동 또한 제한을 둔거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몸은 편하게 되었는데 미리 준비한 음식 재료며 소소한 먹거리들을 어찌하냐며 아내는 끌탕을 한다.

속도 상하고 기분도 꿀꿀하고 때는되어 배가 고프니 먹어야 되잖여?

그래도 먹자며 브루스타 불켜고 불판올려 고기 구우며 마음을 비워 봅니다.

 오늘이 동지인데 우리집은 팥죽을 안쑤네......

올해 잡곡작황이 안좋아 팥이며 콩이 품귀현상 직전이다.

그러니 뭐 누구 타령할수도 없고 팥죽없는 빈 동지를 보냅니다.

 

일주일 남았군요.

알차게 마무리 하시고 토끼해인 신묘년 구상을 잘 하시길 바랍니다.

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