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하루

호박덩굴 태우기

아스팜농장 2014. 12. 24. 09:23

 

몇일전.

눈이 많이 내렸고 기온은 매우 낮아 내린 눈은 그대로 쌓였다.

가을걷이 후에 그대로 말리느라 호박덩굴을 놔뒀는데 바짝 마르고 태우면 잘탈거 같아 얼음낚시 장화를 신고 밭으로 내려갔다.

발목이 푹푹빠지는 밭고랑을 발로 툭툭치며 덩굴을 들춰내니 마른 그대로 들린다.

둘둘말아 불을 붙이니 이렇게 잘 탈수가.........

1200평 밭의 덩굴을 모두 태우니 등에선 땀이 흐른다.

기온이 낮아 엄청 춥다.

귀도 가리고 마스크도 하고 눈만 빼곡히 내놓고 발이 푹푹빠지는 눈속에서 덩굴을 태우니 아마 지나가는 사람들은 다들 제정신 아니라고 한마디쯤 했을꺼다.

그러거나 말거나 깨끗이 태워버리니 마음은 날아갈꺼같은 느낌이다.

지날때마다 저걸 언제 태우나 했는데 아주 속이 후련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