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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

가을이 시리다.

by 아스팜농장 2009. 10. 9.

 

가을을 보내고 있는 호박덩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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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 손이 시리다.

이런 개뿔....

한로가 어제 지나니 이젠 쌀쌀한 기운이 조석으로 맴돌아 내 등어리에 꽂힌다.

이른아침 호박을따러 하우스에 들어가면 등이 시릴 정도로 기온이 내려가 일하기가 그다지 쉽질않다.

허긴 호박의 호짜만 들어도 기겁을 할정도로 지겨울 때도 됐지.

한여름 오이를 한창 수확할때도 그랫듯이 오이의 오짜만 들어도 기겁을 할정도였으니 이거야 원 일년내내 농삿일이 쉬우면서도 이리 어려운게야.

아주 아침이면 우린 전쟁을 하지.

시간은 촉박허지 손은 두개뿐이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박스에 포장을 해도 시간 맞추기에 바쁘다.

어제 저녁에 담아 놨어도 오늘 아침에 딴거를 또 담아야 하니 보기만 해도 경끼를 일으킬 정도다.

이렇게 일년...아니 한여름이가고 가을을 넘기다보니 스을슬 꾀도 난다.

막 차에 싣고 집하장 출발하려는데 기술센터 직원이 전화를 한다,

왜그러냐니까 그냥 집에 있으란다.

뭐시라~~~ 있으라고 그람??

잠시후 집에 온 그들은 반갑다고 난리 블스다.

그럼 워쩌라고.... 나도 이쯤되면 바로 한잔 생각나고 그들도 오케이~~~~~ㅋㅋㅋ

이래서 대낮에 술판 벌리고 냉장고 안준지 반찬인지 다 나와 쌍수들어 환영합니다. ..ㅎㅎ

농부가 하는일이 농삿일이고 그나마 여유가 있으면 조금씩 나눠주는 재미도 느낍니다,

엊그제 배를 다 땄고 작은놈은 골라담으니 콘티박스 네개나 됩니다.

굵은거는 따로 모아 이것도 콘티에 담으니 세개나 되고 겨우내 누가 오든가든 저 배가 반기고 배웅하고 그럴겁니다. 

그 작은 배와 늙은 약호박(맷돌호박)을 건강원에 가져다 주고 즙을 내라했더니 두솥을 내렸고 여섯 박스를 내 놓습니다.

한봉지 따서 맛을 보니 아~~~ 달착지근 상큼지근....입에 짝짝 붙습니다.

이것도 동생들 하나씩 주고

찿는이 한봉지씩 따서 접대용으로도 쓸 요량입니다.

일단은 내리는 값 거금 팔만원 날라갔씨유.....ㅋㅋㅋ

이젠 가을도 얼마 남지 않은거 강원도 비탈 사는사람들은 다들안다.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얼면 긴긴 겨울, 한여름 비축한거 파먹으며 한 계절을 보내야 하는 시골의 산골은 길고 깊다.

이럴때 무언가 그들의 눈을 훤하게 밝힐 그 무언가 있으면 지나긴 겨울은 그다지 길지않을텐데.

어제 설악의 대청엔 얼음이 얼었단다.

그 얼음이 서서히 낙엽을 밟으며 아래로 아래로 계곡을 타고 흐를것이다.

그게 내일인지 모레일지 알지도 못하면서 나대는 선머슴처럼 오늘 밤 한잔의 고량주를 넘긴다.

웬 고량주냐고요?

이 고량주는 아까 읍내 다녀오다 중국집서 짜장 곱배기 먹으며 먹어주던 그 고량주 남은겁니다....ㅎㅎ

난 중국집가면 언제 부턴가 고량주 먹는 습관이 생겼고 그걸 중국집선 먹어줘야 지대로라는거~~~캬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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