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농부의 하루

겨울같은 봄

by 아스팜농장 2011. 4. 19.

 

01

02

03

멀리 보이는 높은산 눈 

 이제 만개한 진달래

 진달래


날씨가 미친년 널뛰듯 오락가락하니 이게 봄인지 겨울인지 가끔은 달력을 바라본다.

어제 비가 오고 기온이 내려가니 꽤 큰 눈송이가 비와 섞여 내리다가 잠깐 동안 눈이 내렸다.

멀리 보이는 높은 산엔 한겨울 내린 눈보다 보기엔 더 많아 보이고

비와 눈의 경계가 아주 선명하게 갈라졌다.

자연의 무한변신은 인간이 도무지 다가설수없는 신의 영역같은 느낌을 확실하게 알게해준 어제 하루였다.

 

오늘 철원과 경계지역인 말고개 정상에 올라보니 어제 눈이 하얗던 그곳에도 진달래는 피어 있었다.

꽃잎이 얼지나 않았나 생각했지만 스스로 기온을 극복하고 연분홍 진달래꽃이 피었다.

아침에 밭에 가보니 어제 내린 빗물이 진짜 물방울처럼 맑게 얼어 있었고 그렇게 낮은 기온에도 진달래 꽃잎은 봄의 기운을 흠뻑 받고 있었다.

이렇게 절기의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거는 농사지어 먹고 사는 농업인들에게도 작은 위로가 된다.

 

어제 비가 종일 내려도 하우스 안에서 파이프활대 꽂을 구멍을 지렛대로 뚫어가며 하우스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나오는 에프엠 방송을 들으며 때론 웃고 때론 빗소리에 귀기울이며 하우스 500평에 구멍을 뚫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레질을 해대니 어깨며 손바닥이 얼얼하고 뱃가죽은 심한 운동한거와 같게 근육이 잡힌 느낌에 앉아도 그렇고 걸어도 그렇고 온몸이 따로 노는 기분을 안 겪어 본사람은 모른다.

이렇게 하루가 가고 오늘아침 눈을 뜨니 손바닥이 퉁퉁부어 아주 통통하다.

일어나 주무르고 줬다 폈다 몇번하니 좀 나아진다.

아침 일하긴 글렀고 한바퀴 돌아보는 거로 아침 일을 마칩니다.

낼모레 대민지원을 받아 모두 끝내려 하는데 잘 되려는지 모르겠다.

이상하게 올해 일이 생각처럼 되질않고 날짜만 가는게 봄철 여기저기 돌아댕겨서 일이 밀려 그런거 아닌가 싶어 시간되는 대로 열심하긴 한다만 세월의 무게를 나도 이기질 못하나부다.

낼아침도 다섯시에 밭에 나가 두어시간 일하려면 지금 자 둬야 합니다.

봄은 봄인데 기온은 차다.

건강에 유의 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