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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

고드름

by 아스팜농장 2008. 12. 22.

 

고드름 고드름 수정고드름~~~

눈이오고 녹아내리다 고드름이 맺혔다.

눈온뒤 거지가 빨래해 입는다는데 이런날 벗었다가는 같은 꼴이 되는 날씨다.

오랫만에 보는 수정같은 고드름....

손만 닿으면 하나 뚝 꺽어 바스러지도록 깨물고 싶은데 높다란 처마끝에 걸려있어 구경만하다 돌아섭니다.

강원도 산골엔 고드름이 한창이라는 통신입니다...오버 !!

 

고향엘 다녀오고 친구들과 만나 밤이 새도록 웃고 즐기다보니 피로감이 아직도 남아있다.

재미난 소식에 신나했고 한 친구의 아픈소식에 걱정도 함께 나누었지요.

낙농을 하는 친구인데 소먹이 볏짚을 싣다가 차위에서 떨어졌다는데 머리를 조금 다쳤나봐요.

젖짜는 젖소가 많은데 이 소들이 얼마나 예민한지 주인이 아니면 젖을 안내린다네.

다른사람이 가서 젖을 짜려고 하면 긴장을하여 우유도 우유려니와 잔유량때문에 유방염에 걸려 심각한 질병도 온다니 걱정입니다.

참 딱한 소식에 뭐라 할말을 잃고 걱정만 했습니다.

 

서로 다른곳에서 살아가며 나름의 직업에 열심이지만 다들 어려운가봐요.

사업을 하는 친구 영업을 하는 친구들, 직장생활을 하는 친구들도 똑같이 같은말을 해요.

공사대금을 못받고 일꺼리도 예전같지않고 암튼 긴축에 긴축을 해야하는 실정이 갈수록 심화되는 현실이라네요.

경제생활이 좋아져야 모든 사람이 편해질텐데 걱정이네요.

시골사람들은 아직 그렇게 어려운걸 잘몰라요.

농사지은거 파먹고사니 약간의 쓸돈만 있으면 그런대로 꾸려가지만 매사 돈으로 메꿔야하는 도시생활과는 좀다름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어려운 사람은 어렵지만은...........

 

오늘 마을 대동회가 있었다.

년말이라 마을 총회를 하는데 모여든 사람을 보니 연세가 많은 노인들 뿐이라 회의내내 기분이 좀 그렇더라구요.

마을 대표가 설명을 하고 넘어가지만 밖의 소식에 어두운 사람들은 그런가하고 듣고만 있지 다른 내용을 묻지도 이해도 난감 그 자체로 회의가 끝나갑니다.

중간중간 보충설명을 해주고 내가 아는 정보도 알려주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다는거.......

회의가 끝나고 회관 방마다 친한 사람끼리 모여앉아 고스톱 합니다.

여기서야 친목도모에 먹기내기 하지만 한두잔 술잔이 오가면 목청도 커가고 그러면서 정도 쌓이지만 쬐끔이라도 잃는 사람이 있으면 열받아 "열고" 하지요~~ㅎㅎ

 

이렇게 하나둘 모임이 끝나갑니다.

년말이 오면 예전같지않고 조금씩 쓸쓸해져요.

운전을 하는사람은 술 한잔도 않하고 그렇다고 흥건히 마시는 사람도 없지요.......그렇게 분위기가 바뀌어가는군요.

시골의 모임은 같은 또래 모임이 아니면 대개 나이차이가 있거든요.

친목계라 해도 많게는 열 몇살에서 두세살까지 차이가 나니 극복의 한계가 있거든요.

지금 우리나이가 딱 중간쯤되는데 분위기 살리기가 주된 임무에 이 임무를 완수(?)하려면 약간은 얼콰하게 먹어야되는 일이 많아서 어쩌다보면 과음을 하지요.

다음날 우리집 밥상은 물메기(물텅벙) 해장국으로 속을 달랩니다.

얼마전 부산서 공수된 물메기와 아구가 요즘 효자노릇 톡톡히하지요~~~ㅎㅎㅎ

 

어제 홍천서 돌아와 집에 있는데 동지라고 이웃집 아줌마가 팥죽을 쒔다고 한냄비 가져오셨네요.

찹쌀 옹심이에 간을 딱 맞게 쑨 팥죽이 입에 딱 맞아 한그릇 비운거로 저녁을 대신 했어요.

나눔의 고마움은 나중에 표할랍니다.

 

2008년 한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교수신문 필진과 주요일간지 칼럽니스트,주요 학회장, 교수협의회장을 대상으로 교수신문이 설문한 결과 아래와 같은 말들이 나왔답니다.

현실을 비춰보는 말들같아 참 안타깝습니다.    

 

護疾忌醫호질기의 (병이 있는데도 의사한테 보여 치료받기를 꺼린다'는 뜻으로 과실이 있으면서도 남에게 충고받기를 싫어함을 비유)

 

土崩瓦解토붕와해 (흙이 무너지고 기와가 흩어진다는 뜻으로 사물이 망그러져 걷잡을 수 없는 상태를 이르는 말)

 

欲速不達 욕속부달 (일을 빨리 해내려다 도리어 이루지 못한다는 뜻)

 

一葉障目 일엽장목 (나뭇잎 하나로 눈을 가리는 것처럼 단편적 현상에 가리워 전모나 근본적인 문제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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