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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

숲 가꾸는 일을하다.

by 아스팜농장 2005. 11. 4.

어제부터 산림가꾸기 작업을한다.

농사일이 다끝나고 몇일지났는데 전화가 왔다.

기계톱으로 나무 간벌을 하는데 일좀 해주겠냐고....

기계톱은 예전에 나무자르는 일이있어 사두었던것인데 이참에 한번써볼까 하고 대답을한다.

하루일당 12만원을 제시한다.

돈이야 뭐 그렇고 산을 오르며 잔잔한 나무들을 베어주면 다른 사람이 정리를 하는데 시간도 잘가고 운동겸 일도하고 농한기 작업으론 괜찮다.

 

 

엔진톱입니다.

내가살땐 몇푼안주고 구입한거같은데 지금 가격을 물어보니 60만원은 줘야한다고 하네요.

독일제 톱날 28개의 체인톱날인데 무척 잘 잘라져서 성능하난 최곱니다.

 

 

이렇게 잔 나무들을 잘라내서 골을내면 그사이사이 장뇌삼을 심어요.

산삼씨를 산에다 심어놓으면 장뇌삼이 되는데 넓은면적에 국가적인 사업으로 보조금과 자부담으로 산주가 사업을 합니다.

 

땀을흘리며 산을오르고 일하며 느끼는 보람도 있다.

나무를 가꾼다는 마음에 톱을대면서도 곧은나무와 굽은나무를 구분하며 자른다.

낙엽이 쌓인 산비탈 오솔길은 지나간 산짐승의 발자국속에 아직도 온기가 남아있는듯 촉촉한 아랫쪽 낙엽이 위로 올라와있다.

 

사람이 다니는 길은 산등성 높은곳에, 산토끼 다니는길은 산허리쯤에 나있고 그보다 큰 짐승은 토끼길위로 나있다.

먹이사슬이 구분되는 길이라는 것은 누가 만들어 주지않아도 저들 스스로 알아서 만들어 다니니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자연은 그렇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내고있었다.

 

낙엽이쌓여 두꺼운 지표는 많은 미생물들이 띠를이루며 땅을 살찌우고 나무는 커가고 자연은 푸르러진다.

예전엔 나무를 해서 난방을하고 또한 부대에서는 울타리치느라 나무를 해갔는데 요즘은 나무하는곳이 없고 또 필요치도 않으니 숲이 우거질때로 우거져있다.

따라서 산짐승이 크게 번성하니 이젠 생태계 조정도 필요할듯하다.

 

오늘 작업을 하다가 한참웃고 의미심장한 생각을 했다.

같이하는 사람중에 66세인 사람이 있는데 군대얘기를 하는거예요.

10원짜리 군번이라든지, 젖가락 군번이라든지 비둘기군번. 울타리군번 이러는겁니다.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수가 없어서 눈만 멀뚱대다가 결국 물어봅니다.

처음 시작되는 숫자가 10****으로 시작되면 10원짜리이고, 11로 시작하는건 젖가락군번, 999는 비둘기군번, 1111로 시작되면 울타리 군번이라합니다.

그런데 그보다는 이 군번이 탄생된 시기를 거의 정확히 구분한다는겁니다.

예전에 그러니까 4~5십년전 일인데 말입니다.

어렵고 힘들게한 군대의 일들이 그들의 기억에선 지워지지않고 한참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는걸보니 마음한쪽이 짠해지던걸요.....

 

쉴참에 한참웃고 일을하니 피로도 덜하고 기분도 좋아지네요.

그보다 더좋은건 값진 땀을 흘리고 숲을가꾼다는 생각입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맑고 가벼운 날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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