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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

이래도 되는건지....

by 아스팜농장 2007. 2. 11.

 

올해 처음핀 광양의 홍매화

 

아침에 일어나니 봄기운이 뜰에 쫘악 퍼져있고 처음 딱 드는 기분이 아!! 일을 시작해야겠구나다.

농삿꾼이 날씨 더워지면 당근 논밭으로 나가는거지만 이렇게 구정도 지나지 않아 비가 온다든지 아니면 얼음이 풀리며 도롯가 홈태기로 졸졸 거리며 흐르는 눈녹은 물을 보노라면 몸땡이 천근만근이라도 스믈스믈 마디마디 관절이 따로논다.

 

엊그제 전남 광양에 첫매화가 폈다고 카페에 올라왔다.

온도가 오르긴 올랐나 부다.

 

그러니까 금요일날 춘천에 볼일일이 있어 딸아이를 태우고 일찍 나갔어요.

딸은 오늘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본다고 하고 나는 비닐하우스 비닐 견적을 받으러 나가요.

우리딸 이녀석 딱 하룻밤 시험 문제지 들치더니만 시험을 본다고 그래서 내가 한소리 했는데 그래도 본다고 해서 강원면허시험장엘 태워주고 접수하는걸 보고있자니 저래도 될까 했거든요.

당일 시험을 보는데 한시반이라하고 휴게실에서 책을 들춰보는군요.

 

오랫만에 찿은 면허시험장이 새롭더라구요.

그러니까 십여년전에 대형면허내느라 이곳을 찿았었고 이번이 그후론 처음입니다.

내 운전면허는 80년도 면허라 그땐 시험장이 없고 경찰관이 차에타고 판정하는 시험인데 따로 시험장이있어서 거기서 보았거든요.

 

일을보고 시내 낚시점들려 릴 고장난거 손좀보고 집으로 들어오는데 삘릴리 삘릴리 전화가 옵니다.

친구전화예요.

 

"나 심심해 맛있는거 사줄테니 우리집으로 와라"

"히히히~~ 뭐가 ?  나 지금 춘천서 집에 가는길인데 어떻게 가니? "

"오라니까 놀아줘~어~~~~"

 

이런걸보면 딱 무슨 애인한테서 온거같지요?

홍천 친구녀석한테서 온건데 두 내외가 돌아가며 전화를 받는다.

그러지말고 우리집으로 "와"라고 하니 실실 웃어요.

이 친구 며느리 보고 올봄에 사위도 보는데 마음이 허전한가봐요. 딸을 놓을라니 서운한 생각이 드는거 맞아요.

그렇치 않아도 부산에서 우럭하고 아귀가 오는데 잘됐다싶어 불러들이며 서울친구늠에게도 전화를 합니다.

한 친군 오는데 한 친군 어머니 모시고 사는데 오늘 찜질방 나들이가 있대요.

그러지 않아도 몇일전 뭉쳤었는데 노인네한테 입이 안떨어지지요.

약올라 죽습니다~~~~ㅋㅋㅋㅋㅋ

 

어찌됐건 집으로 두친구 내외가 옵니다.

점심때 좀지나니 바로 바로 들어오고 집안이 시끌시끌 해지며 주방에선 뭔가 만들어지며 방에서는 사오일 전에 만나고도 뭔 얘기가 그리 많은지 신나요.

이러고 보니 딸아이 면허 필기시험이 궁금해져 전화를 합니다.

이녀석 대뜸

 

" 아빠 나 어땟을꺼 같아? "

" 글쎄~~~ 합격했어?"

 

이눔 막 웃어요.

1종 보통면허를 낸다고 하면서 딱 하룻밤 책보고 시험에서 합격을 하니 어깨가 으쓱한가봐요.

축하한다고 말하고 난 그대로 친구들과 아구찜 큰 접시 점령하여 무슨 개선장군같은 기분으로 술잔을 비웁니다.

나의 목줄을 타고 걸어가는 소주의 발걸음이 즐겁습니다~~~

 

그러잖아도 목요일날 산불예방 등산을 하며 전날 과음과 피로땜에 헐떡대며 죽을뻔한 얘기를 하니 막 웃어요.

얘기가 등산이지 시간을 정해놓고 돌아오는 등산은 차라리 구보가 맞는 이야길 껍니다.

그래서 몇일 술을 굶으려고 하는데 오늘 또 딱걸리고 만거죠.

한양친구녀석 아예 소주 한박스 들고 들어오고 홍천친구는 중간중간 티타임 하려고 티세트 들고 들어서네요.

 

아~~~

맵고 맛있고 쫄깃쫄깃하고 땀으로 범벅이 되며 한잔씩 넘기는 쐬주의 우정을 건배로 확인하며 호박죽과도 사귀어 봅니다.

먹을복있는 사람은 이렇게 생기나봐요.ㅎㅎㅎ

 

 

지난 가을 거둬들인 맷돌호박이 딱 세개 남았었는데 전날 저녁 껍질 다 깎아 아내가 죽을 끓여 마루에 놓았는데 이게 식으니까 무척 달고 입에 착착 붙고 그래요.

지금도 컴퓨터 앞에 한공기 가져다 줘서 먹으며 이러고 있습니다.ㅎㅎㅎ

 

밤새도록 세친구 한방에서 못다한 이야길 해요.

어릴적 얘기부터 지금까지의 일들을 줄줄이 꿰어내며 정성들인 맑은술(동동주 맑은술)한되를 비워냅니다.

이 청주는 두병을 선물 받았는데 한병은 제주로 쓰려고 놔두고 한병만 먹었어요.

 

지난번 친구네 상치루러 갔다가 있었던일인데 매우 기분 나쁜소릴듣고 다음번 그친구 만나면 정신차리게 해주려 했는데 엊저녁 서울 다른 친구에게 늦은 시간 전화를 받고 물어봤다.

난 지난밤에 들었는데 그게 뭔소리냐고......

하여간 .......

당사자인 친구녀석이 이 친구에게 전화하여 자기가 잘못했다고 하며 나와 또다른 친구에게는 이야기 하질 마라하며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고 하는데도 난 도무지 화가 멈추질 않는다.

 

이런 우라질!!!..........다음에 만나면 바로 세워줘야겠다고 마음속 주머니에 넣어둡니다.   

 

이래저래 잠을 자고나니 또다시 새로운 시작이 됩니다.

새로운 시작.............

컴퓨터에만 있는게 아니라 나에게도 모두에게도 새로운 시작은 늘 있는거니까 오늘도 아낌없이 새로운 마음으로 또 새로운 기분으로 시작합니다.

 

명절도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군요.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조상님들 뵈어야지요. 제수도 정성껏 준비하고 가족도 모여들고 오손도손 사는모습도 보여드리며 정월초하루 세배는 올려지겠지요.

누구나 이렇게 새로운 시작에 평등하길 바라는 마음........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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