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산에 놓은 토종벌통.
운반하기전 보호망쓰기
산에서 지고 내려온 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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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벌통을 가져와 토종꿀을 뜹니다.
먼저 보호망을 쓰고 완전무장을 한뒤 산으로 오릅니다.
예전부터 토종을 쳐 온지라 쏘여도 별반 괜찮은데 얼굴을 퉁퉁 붓더라구요.
그래서 얼굴을 아주 완전하게 보호를 합니다....ㅎㅎ
봄에 일찍들은 벌통은 들어봐도 묵직하고 여름이나 늦게들은 벌통은 좀 가벼운 느낌이 든다.
그러니까 꿀이 많고적음에 나의 희비가 갈리고
등에 지고 내려올때도 그 느낌은 금새알수있으니 올해 꿀을 대략 얼마하겠다느니 하는건 대충 맞춘다.
가져온 벌통은 한켠에 조용히 세워두고 어둠이 완전히 깔렸을때 조심조심 윗뚜껑을 열어 꿀을 파냅니다.
이때 벌집이 통안에 겹겹이 지어져 아래로 연결되었는데통안의 벌집을 바로세워 떠야한다.
원통형 벌집이라 눕혀서 긁어내는데 칼로 동그랗게 벌통을 그어돌리고 벌집을 한장씩 잡아댕겨 끌어내면
노란꿀이 가득 들은 토종꿀....... 막 흘러내려요.
뚜껑을 열고 벌집채 개꿀을 한입 넣을만치 칼로도려 입에넣고 우물우물 맛을보고 올해 꿀맛을 평가하기도 하거니와 한해수확을 감사하기도 하지요, 물론 하늘에 말입니다.
올해 여섯통들었는데 꿀이 가득가득 다섯통이 들고
한통은 늦게들어 그러나 반정도 차있어서 조금은 서운하기도 했지만 뭐 어쩔수없잖은가.
의자에 올려놓고 꿀을 떠내고 흘러내리는 꿀내에 코가 들척지근 해 집니다.
스텐함지에 담겨지는 개꿀.
하나가득 두함지가 넘는다.
커다란 나무 주걱으로 으깨어 꿀받는 통에 떠넣고 졸졸 나오는 꿀에 시선고정.
자연에서 얻어지는 꿀.
일년내내 모아온 벌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하늘이 열려 쾌청한 날씨에 곱게 피어준 꽃도 고맙고
모든것에 감사하는 가을입니다.
하루가 틀리게 물드는 단풍이 세월의 무상을 느끼게 합니다.
자고나면 변하는 산비탈 모습에서 나를 돌아보게하고
바람에 굴러가는 잎새에서 좋은세월 다 갔구나를 느끼게 하네요.
그 짙푸르던 나뭇잎이 바람한점에 탈색이되고
그리도 모질던 쇠비름 줄기에도 관절이 왔나보다.
늘어진 이파리는 누렇게 바래고
개울가 갈대꽃도 허옇게 흔드는걸 보면 영낙없는 가을 끝자락이다.
고추밭 아낙들은 약오른 어린고추를 따느라 정신이 없다.
실에꿔어 말리거나 간장에 삮이거나
아니면 찹쌀풀발라 볕에말려 눈이 푹내린 한겨울 밑반찬용을 하려는가 암튼 손놀림이 빠르다.
모두가 가을색이다.
모두가 가을을 느끼면서 알지도 못하게 따뜻한 주머니에 겨울을 넣는다.
오늘
가을이 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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