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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

싸리 빗자루

by 아스팜농장 2015. 10. 15.

 

겨울준비를 한다.

플라스틱 빗자루보다 난 저 싸리비가 났다.

해마다 십여개씩 만들어 쓰다가 지난해는 플라스틱비로 써 봤는데 영 마음에 안들어 올핸 시간도 좀 나고해서 도로 길가에 자란 싸리나무를 베어와 12자루를 만들어 창고 그늘에 올려놨다.

눈이 내리면 저 싸리비의 진짜 모습이 보여질텐데........

시골은 내가 마음 먹기 나름이다.

자연은 그렇게 사람사는걸 부정하지도 거부하지도 않는데 사람의 욕심이 삶을 힘들게도 한다.

조금만 노력하면 수월하고 조금만 부지런하면 행복해지는데 그걸 못한다.

엊그제는 차량 유리가 탱탱하게 얼었고 손톱으로 얼음을 긁으니 그대로 골이 파인다.

그러더니 또다시 가을 날씨가 이어진다.

호박덩굴을 다 내렸다.

점적 호스도 걷고 중간에 걸었던 플라스틱 고리도 떼어냈다.

멀칭비닐은 돌돌말아 묶어서 폐비닐 수집장에 던져 넣고나니 마음이 홀가분하구나.

한해의 농사를 이렇게 한가지씩 끝내며 지남과 다가옴의 중간에서 나를 되짚어 봅니다.

가을이 깊어도 단풍은 별로인채 낙엽을 떨구고 앙상한 가지들이 간간이 보이는데 가뭄은 끝이 없나보다.

이대로 가다간 내년 가뭄은 불보듯 뻔한데 인간의 한계를 또다시 시험하게 될까 심히 걱정된다.

호박밭의 관정이 확정됐다.

추가신청을 했더니 내게로 결정됐다고 보조금 신청하라며 연락이 왔고 곧바로 작성.

물이 잘 나와야 할텐데 염려된다.

어쨌거나 아래 위 농장에 관정이 설치되면 그만큼 한가지 걱정을 덜게되니 이 또한 다행이다.

이제 남은건 들깨털고 까만콩 꺽어말려 털면 밭농사 는 끝난다.

하우스 있는 농장의 아스파라거스는 11월 말쯤이나 아님 12월중에 줄기를 베어내면 올 농사는 완전히 종료된다.

한해가 금새 가버리는 세월의 무정을 새삼 느껴봅니다.

나이를 먹긴 먹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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