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하나씩 시간이 난다.
하는 일이래야 여지껏 수확하던 애호박 한 20여상자 따고 출하시키고 나면 오후는 그냥 땡땡이도 가능해진거다.
일하다 말고 산을 쳐다보니 하루가 다르게 단풍이 드는건지 말라서 퇴색하는 건지 울긋불긋 요란을 떤다.
너무 가물다보니 농작물은 결실을 잘 못하고 말라 들어가 보는 사람을 애타게 만들고 행여 하늘을 보며 비라도 기대할라지면 불어오는 바람에 생각마져 날린다.
코스모스 아롱대던 엊그제 아름다움도 사나흘 밤이슬에 꽃잎을 떨군다.
일찍심은 김장배추는 통이 단단해져서 당장이라도 김장을 할수있게됐지만 하는 시기가 대략 정해져 있어 죽으나 사나 그때까지 가야한다.
밭뚝에 심어놓은 늙은호박은 너댓덩이 누런 호박을 이파리 사이로 내밀고 그렇게 많이 꽃피던 고추도 이젠 저무는 태양따라 꽃잎을 닫는다.
가을은 금새 지난다.
강원도 산골짝은 슬금슬금 알지도 못하게 겨울을 들이밀고 갈바람 두어삼태기면 벌건 단풍든 이파리도 남김없이 거둬간다.
난 이제 하루에 한두가지쯤 마무리 작업에 손이 간다.
아직은 애호박 수확이 남았지만 소소한 일들을 미리 마쳐야 본격적 갈걷이를 할수있다.
아스파라거스도 찬바람을 못견디고 낙엽이 진다.
아마 시월이 갈때쯤은 일년을 마감한 대궁들을 모두 베어내고 내년을 위해 퇴비를 내야하고 하우스 옆면에 패드를 대고 잡초매트풀어서 치마비닐 대용으로 쳐야한다.
내년봄도 그렇고 잡초발생을 줄일수 있기 때문에 어쩜 나는 여름보다 이시기가 더 바쁠지도 모른다.
봄 들판엔 며느리를 내보내고 가을 들판엔 딸을 내보낸다는데 한뼘갸웃 짧은 햇살에 일할 시간이 적어서 그게 걱정이다,
시월하면 웬지 쓸쓸함을 생각하게 된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는데 남자도 가을을 탄다.
마음은 청춘인데 몸은 연식을 더해가고 벌써 그러면 한살을 얹어놓고 그 세월은 도망을 간다.
돌아보고 돌아보고 삶을 되짚어보는 차분한 가을이길 바라며 노력하리라.
지난해 담궈놓은 노봉방주가 2말. 금년에 담근게 1말.
이 노봉방주가 약이라는데 하루 30cc양을 먹고나면 어디에도 좋고 어디에 그만이고 ...... 설도 분분한데 이거먹고 너무 오래살면 그것도 곤란혀.ㅎㅎㅎ
일년이 지난걸 먹어보니 좋긴 좋다. 진짜 진국이다.
어찌돠었건 이놈을 주구장창 먹어보구 결과를 말해줄텐데 저걸 다 치우려면 그때까정 모두 만수무강해야 할텐데 난 그게 더 걱정이라우~~~~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