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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

오늘 하루살이.

by 아스팜농장 2008. 7. 23.

7월에 핀 아카시아 꽃

 

추석이전에 알밤이 될 밤송이.

 

시절이 하 수상하니 7월에도 아카시아꽃이 핀다.

여지껏 살았어도 아니 시골에 살면서도 봄에나 아카시아 꽃을 보았지 무슨 한여름 중간에 아카시아 꽃이 피는가 말이다.

오늘 밭에서 일하다 허리를 피니 눈앞에 와 닿는게 하얀 아카시아꽃이다.

한 이십여송이가 만개를 했는데 핸폰으로 찍다보니 좀멀어서 선명하지는 않치만 하얀 아카시아는 내겐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여간 별일이다.

바다에도 아열대고기가 잡힌다더니 심심 골때리는 산골에도 이런 변화가 오는게

분명 변해가는건 틀림없는 사실인게다.

그러면 사람도 변해야 하는데 죽어나고 또 죽어나도 여전히 똑같다.

어디선 더워서 죽겠다고 아우성이고

어디선 사는게 힘들다고 묻지마 살인까지하고

죄를 짓는건지 죄를 지고 가는건지 이게 무슨 서바이벌 게임같이 여기서 터지고 저기서 터지는 개같은 세상사인가 말이다.

어제 뉴스를 보면서  소름이 오싹끼친다. 

세상이 무서워 어디 자식들 내놓고 하룬들 편히 자겠는가?

허~어~~참 !!...... 세상이 뭐이래 !!!

 

계절은 소리없이 잘도간다.

초복이 지나고 어제가 大暑(대서)이고 또 일주일쯤 뒤로 중복.

골깊은 산골의 중복은 가을로의 시작이다.

한여름의 매미소리가 들리는가하더니 밤송이 굵어지는것을 보라.

사계중에 반쯤을 까먹고

또다른 색깔의 산하를 그리워하고 만나게 되는데 엊그제 근하신년 하던걸 생각하며 아쉬워 돌아보면

왜 그리도 미련뿐인가.

 

오십인생 나이테에 두줄을 더 긋고도

케케묵은 누렇게바랜 중간쯤의 그리움으로 오늘을 삽니다.

지난것은 볼수있고 알수있으나

다가올것에대한 고뇌는 현재진행형인데 비해

욕심만 커져갑니다.

버리자고 버릴수도 없는게 物慾(물욕)이고

비우자고 비워도 비워지지않는게  가슴속 慾心(욕심)인데

허구헌날 복은 짓지도 못하면서 薄福(박복)타령에 애태우는 인생사........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허리가 휘도록 관리기로 두둑 고랑을 지었다.

마침 딸내미가 휴가차 집에 와 있어서 오늘 작업조수로 써먹었습니다...ㅎㅎ

다큰 처녀를 밭에 나오게 한게 미안하지만 어릴때 시골살아서 대충 아버지가 하는일들을 압니다.

오자마자 뭐 도울일이 없냐고 마냥 졸라대지만 난 예전 울엄마가 밭에서 들일하는걸 보고 커서 그런지 여자들 들일하는거 좋아하지않는다.

혼자는 도무지 않되는 일만 빼면 저녁이건 밤중이건 나혼자 모든일을 합니다.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고 하잖아요.

아내 앞세우고 일하러 나가는 사람들 보면 좁은 내 소견으로는 꼭 저래야만 살수있나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요즘이야 약간의 푸성귀기르며 손수 맛보는 전원생활은 이해가 되지만

평생 farmer인 토종인생이나 

homework 형식의 부업을 하더라도 난 싫다.

자기 일에대한 자부심과 긍정적 사고가 있어야만 전문적 농사도 가능한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난 혼자서도 남들 두세배의 일을 하고도 신나합니다.

그들이 나의 농장에 구경오기때문이지요. 구경이 아니라 견학이 더 가까울듯하네요.

 

뭔 얘길하려다 엉뚱 삼천포로 빠졌다.

아이들은 제각기 일�아 떠나살고 부모 둘만 살다가 한놈이라도 집에오면 사람사는거같다.

안보면 보고싶고 보면 그러한데도 한시도 떼지못하고 붙들고 사는 정.

우체국 마감시간에 겨우 도착하여 이녀석 꽤많은돈 다달이 들어가는 적금통장개설하고 아내는 삼년짜리 꽤 큰 적금개설하는데 나만 오늘 공쳤다.

자기들은 매달 수입원이 고정되어있어서 가능하지만 난 연봉이다.

일년간 농사끝내고 정리를 하면서 농부는 좋아합니다.

나도 꽤나 고관쯤되는 사람의 연봉과 비슷하니깐요~~~ㅎㅎㅎ

그리곤 짜장면을 산다나요....(이건 순전히 모녀간 입맛에 따름)

배고프고 피곤한데 잘됐다싶어서 오케바리.

난 곱빼기에 고량주하나 떼를 씁니다~~~ㅎㅎ

그러면 뭐하나 더 추가주문 안들어갈까 은근 기댈하지만 역시나 개뿔~~~하하하

그리곤 난생처음 단무지 양파에 고량주를 먹었습니다.

 

아주아주 쌉쌀한기 톡 쏩니다....아따 독하네!!

 

사줄래믄 제대루 사주던가 오늘따라 그집 주방장 션찮아 깔끔하게 양파로 입가심 했씸다...ㅋㅋ

나머지 반병은 공간이동하여 안착.

열심히 일하고 맛있게 먹어주는것도 生을 기쁘게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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