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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

입춘방(立春榜)

by 아스팜농장 2006. 2. 2.

이제 이틀후면 입춘이다.

 

흔히 입춘대길(立春大吉) 이라든가 건양다경(建陽多慶)을 큰 붓으로 써서 대문 양쪽에 여덟팔자모양이라든가 11자 모양으로 붙이는것을 생각한다.

농가 월령가 정월령에보면 정월은 맹춘孟春이라했고 입춘우수절기로다했으니 봄이 분명 다가옴이라.

산중엔 아직 얼음이 남아있으나 운물雲物이 변한다했고 농부는 게을리하지말며 미리 농기農器도 살펴보고 농우農牛도 잘 거두라했다.

이렇게 농사는 입춘부터 시작되고 농부의 하루는 바쁘게 시작됨이다.

  

또한 정월은 먹는것도 많아서 이렇게도 알렸다.

 

사당祠堂에 세알歲謁하니 병탕餠湯에 주과酒果로다했으니 한달내내 즐거움이 다할것이다.

보름에는 산나물 삶아내고 귀밝이 약술에 생밤이며 호두로 부스럼을 멀리한다.

이러게 많음에도 입춘절식은 또다름이 있었다.

산개라는 것과 승검초라 했는데 산개는 눈녹을때 산속에서 자라는 개자를 일컬음인데 살짝 데쳐서 먹는데 맛이 맵다고 한다.

또한 승검초는 움막같은데서 기른 당귀싹으로 이른봄에 먹으면 무척 맛있다고 한다.

이렇게 입춘에먹는 절식을 알렸으니 당귀싹이야 쉽게 구할수 있겠지만 산개는 나도 처음 들어보는것이니 어디서 구할수 있으려나 모를 일이다.  

입춘날 이른아침 글을 써서 문간에 붙이는일을한다.

이를 입춘방立春榜이라했는데

부귀안락富貴安樂 수비금석壽比金石(집은 부유하고 몸은 편안하고 즐거우며, 수명은 쇠나 돌처럼 끝이 없다)

복록정명福祿正明 장락만년張樂萬年(행복은 공명정대하여 까닭없이 오지 않으니, 큰 즐거움이 오래 간다)

라는 글귀를 쓰기도 했다.

또한 이렇게 글을 써주는것을 입춘첩立春帖이라고하였다.

 

뭐니뭐니해도 내귀에 제일로 와 닿는말은 입춘대길立春大吉과 건양다경建陽多慶이다.

 

올해 입춘날 첫글자를 귀에 익은걸로 써서 대운을 점쳐보자.

점이 아니라 내 마음의 자세를 바로잡음이라.

재작년 이날엔 입춘대길을 써서 방문마다 붙이고 바라보며 웃던일이 생각난다.

좌우간 올해엔 입춘에 대길을 써놓고 따스한 기운이 돌아 경사가 많아진다는 건양다경을 써서 붙여보자.

 

날씨가 조금 추워졌다.

입춘이되고 우수가 지나면서 진정 농부의 계절이 온다.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근면하게 살아내는 시골의 풍경이 더없이 평화롭게 다가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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