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욜과 일욜이 정신읍씨 지나갔다.
토요일엔 93년도 당시 이장을 같이한 사람들과 친목계를 만들었는데 과거에 한번 차림을 하고 이번에 내가했다.
당시엔 나를포함 9명이 만들었는데 잘돌아가니까 자꾸 같이하자고 하는바람에 18개리里 현재 21명이 되었다.
조건은 마을이장을 하고 한동네에 한명이나 둘을 가입시킨다.
대신 만장일치의 가입찬성이 있어야하니 회원이 되려해도 모난데가 없어야하는 까다로운 조건이 따른다.
이 모임은 지도자급 말빨이나 하는사람들 모임이니 자연 면面에서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어려운 이웃 돕는 일에도 앞장선다.
다른 선거나 행사 기타 여론이 필요할때는 조언도 아끼질않으니 자연 상당한 입김을 불어넣기도하는 친목단체이다.
또다른 좋은 일은 마을별로 한명씩은 있으니 무슨일이나 부탁사항이 있을때는 참 수월하다.
말한마디면 모두가 내일처럼 앞장서서 해주니 이보다 좋은순 없다.
토요일날 그 모임을 우리집에서 차림을 했다.
바쁜사람은 전화로 통보하고 대다수가 왔는데 예전같으면 한잔씩 얼큰이 하고 늦도록 놀아보자 였는데 회원중에 한사람이 지난봄 교통사고를 낸뒤로는 모두 각성하여 술을 대면 운전을 안한다.
또 이번 모임은 여자들까지 함께 우리집으로 와서 마루고 안방이고 궁둥이 디밀면 자리다.
여자들은 남편들이 모임을 하니까 같이 덩달아 사랑회라는 친목계를 만들어 우리 모이는날 여자들도 같이하는데 여기도 아무나 끼워주는게 아니고 우리모임 가족이라야 한다.
형제처럼 이웃처럼 잘 지내니 보기도 좋다.
그러니 음식을 한 40명치를 준비해야하니 이삼일전부터 준비를하는데 동해안에서 문어가 공수되고 부산 가덕도에서는 아귀가 공수되어 올라오곤 한다.
주 메뉴는 아구찜과 문어 갈비가 되겠고 7~8가지의 다른 음식이 차려져야하니 낮엔 일하고 저녁엔 한둘씩 냉장고에 모여졌다.
물론 아내가 준비를 하지만 간간이 나를 불러 잔 심부름을 시키니 덩달아 나도 바쁜척을 떨며 왔다갔다 시계 붕알처럼 흔들대는데 그래도 좋은건 식탁에 올려져 준비되는걸 슬쩍쓸쩍 집어먹으니 그 맛 또한 일품이라.
내가 문어를 조금 좋아하는데 삶아서 살짝얼린 다리 꽁댕이 하나 들고 잘라먹는 맛...... 안먹어 본사람은 모른다.
이번 문어는 다리가 크다란데 하나 반쯤 잘라 입에 물고 잘라먹는맛은 알콜이 더해져야 진정한 문어맛이된다.
아구는 살짝 삶아야하는데 나더러 불을 보라하여 조금 줄여놓고 딴생각 하다 봉께로 잘 익었다.
뚜껑을 열어보고는 엄청 툴툴댄다...ㅎㅎ
너무 끓였다고 하는데 솔직이 말하자면 주메뉴가 잘못되면 엉망이 될테니 나보고 다 먹으란다.
미안해하는 맘이야 있지만 그걸 나한테 시키는 자기가 더 잘못됐지 안그래?
그러면서 옆눈으로 슬쩍보며 한덩어리 꺼내 뼈를 잡아당기니 쏙쏙 잘빠져 난 딱 먹기좋은데 쫄깃한 맛은 덜하다. 넘어가고........
이쯤해서 갈비는 뒷전이다.
파래무침과 함초무침이 제격이라.
새콤하니 초가 가미되어 입에 딱맞는지라 아마 시작전에 내가 한공기쯤은 먹었는지 모르겠다.
이제 시간이 다되어 하나둘씩 내외가 함께 옵니다.
상도 다 차려져있고 시원한 맥주와 소주만 안나왔군요.
회의 서류를 나눠주고 진행을한뒤 한잔씩 부어놓고 건배를 하니 이때부터 신나는 이바구가 한창입니다.
안에선 안에대로 밖에선 밖대로 안팍이 따로 국밥이되어 모임끼리 신났어요.
이렇게 하룻밤을보내고 아침에 눈을뜨니 5시가 되었고 주섬 옷을 챙겨입고 하우스로 나가 오전 부지런히 일을하니 땀이 흐릅니다.
몸속 알콜 잔재가 한방울 한방울 떨어져 나가고 묵직했던 몸도 한결 가벼워 지니 자연 기분도 업 된다.
뉴스로는 오늘이 제일 더웠다는데 여긴 그렇치도 않은것 같다.
오늘 저녁엔 옆집할머니 팔순이 되었는데 영감님 먼저 보내고 큰아들 앞세우고 홀로 이곳에 계시는데 고향이 이북 황해도라 홀로 단신이신데 자식은 아들 둘에 딸 둘인데 작은아들은 미국에 이민간 처갓집에서 불러들여 한국에서의 망나니 노릇이 끝났으나 올수가 없다.
딸은 수원에 사는데 그렇게 넉넉치는 못한거 같고 아뭏튼 일전에 서울쪽을 다녀오셨고 진짜 생일이 오늘인게다.
집사람이 그 할머니 생일을 차려드린다고 했는데 어제 음식을 조금 넉넉히 준비했다.
삼겹살은 할머니가 준비하고 술은 이웃에서 군대 만기 제대한 주씨가 한박스씩 사오고 해서 또다시 우리집 마룽에 상을 차렸다.
어제 과음을 해서 맥주나 한잔 시원하게 하려고 상추와 민들레잎을 손에들고 삼겹살 한점 올려 쌈을 싸서 컵을 들으니 캬아~~소리가 절로난다.
이웃이 모여 함께 자리를 하고 한잔씩 먹으니 잔잔한 정도 더해집니다.
평소엔 이러쿵 저러쿵하지만 이렇게 모여 먹을땐 참 부드럽다.
그러면서 이웃간에 따스함도 살아나는거 아니겠소?
함께 어울려 사는세상이 참좋은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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