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보면 이것저것 잡다한것 모든게 스치게 마련이다.

세상살이 잘못하면 하얀집에 가야하고 세상살이 잘하면 저절로 밥이 굴러 들어오는데 요즘은 잘잘못을 가리지 못하고 이른 신새벽부터 늦은 까만밤까지 어떻게 된건지 조금도 틈새가 없다.

 

오늘부터 오이를 따기 시작했다.

첫물이라 상품은 별루인데다 실하기는한데 보내자니 아직은 내 양에 차질않아서 내일부터 출하를 시작한다.

하우스 안에 조롱조롱 매달린 오이를 보면 절로 신이 나고 보는 눈이 즐겁지만 꼼짝없이 붙잡혔다.

이젠 매일매일 아침엔 하우스 오이따고 박스 포장하고 차에 싣고 집하장까지 내려가 실려 보내고 집에와서 아점먹고 잔일하다 노지 오이따고 저녁먹고 박스포장하고 잠을자고.......

이게 일과다.

누가 불러도..... 이쁜이가 불러줘도...... 나는 못갑니다....ㅎㅎ

그져 보고싶은사람이 있으면 애꿎은 전화통만 열어제껴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가는지도 모르고 쉬어간다.

 

그건 그렇고.

 

어제 춘천 교도소에 면회를 갔었다.

수인번호 3xx 번.

지난 정월 대보름에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술을 먹고 적십자 봉사회 저녁모임에 차를 몰고 가다가 두명의 인사사고를 내고 전국 방송에 수도없이 중요 뉴스에 올랐던 그 장본인이 있는 교도소엘 면회갔더랬다.

하루 한번의 면회에 5명이 함께 들어갈수있고 시간은 7분인데 유리로 꽉 막힌 아주작은 공간을 접하면서 가슴이 답답함을 느껴 일단 나는 의자엘 앉습니다.

 

작은 마이크를 통해 말을하고 의사를 표현하는 면회......

한동네 살면서 미우나 고우나 그래도 섞여 살면서 이런정 저런정 다들어 보는 내내 눈시울이 붉혀지는걸 억지로 참으며 몸만 건강하라고 이야길 한다.

벌써 사고낸지 서너달 지나 하얀집 밥에 이력이 나겠지만 얼마나 답답하고 갑갑할까하는 생각을 하니 목이 메인다.

물론 죄 지은값을 치뤄야하는건 당연지사지만 인지상정이라 참으로 안타깝다.

 

대면하는 첫인상은 깨끗하다.

단조로운 생활에서인지는 모르나 얼굴은 하얘지고 농삿꾼모습은 떠난거같다.

수인번호 3xx 번을 달고 갈색옷을 입고 아직은 미결수라 마음이 수갈래로 갈라지고 하루에도 몇차례씩 망각의 산을 넘고넘어 고민에 고민을 하겠지만 50중반을 넘긴 그의 가슴엔 어떤생각일까?    

쌍방간에 뭐가 문제인지 보험회사에서는 아직까지 보험금이 지급되질 않았다고 하니 안타깝기만하다.(음주와는 무관한 보험처리임)

사망사고에 일이천이 무슨 돈의 축에 끼이겠냐만은 이집의 사정으로는 이것도 없이 근근이 살아가던 터라 형사합의는 요원한 바램으로만 남는거 같다.

한 일주일뒤 다시 심리인지 재판인지가 열린다고 하는데 잘되어지길 그래도 바래본다.

 

옘병 안 본거만도 못하다.

마음만 심란하고 휴게실 그늘에서 담배한대 불붙여 허공에 연기를 뿜어댄다.

보이는 접수실 한켠으로 영치금이란 팻말이 눈에 들어온다.

다리가 저절로 그곳으로 향하고 주머니속 지갑을 열어 집히는대로 밀어 넣어요.

영수증을 준다.

꾸깃꾸깃 상의 윗주머니에 넣고 정문의 철문을 빠져나와 뒤돌아 본다.

죄 짓고는 못산다..........

복을 짓고 살아도 잠자고 아픈날 빼면 오십도 안된다는데 스스로 살아온 날들을 되짚어 꼽아본다.

난 뭘 잘했는지 뭘 못했는지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보며 눈을감아 회상에 잠긴다.

날씨는 지겹게도 뜨겁고 주차장 앞 느티나무의 그늘이 시원하다.

그 시원함 만큼 모든게 시원스리 잘 풀려나가길 바래본다.

 

참고 복짓고 사는일.......!!!

남을위해 행복을 빌어주는마음.

필요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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