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호박모종 정식
노지호박
김장배추 모종
오늘 정말로 더웠다.
오전부터 찌더니 열시쯤 되었을까 햇살이 베껴지게 내리쬐고 하우스안에서 이것저것 모종 심은뒤 마무리 작업을 하는데 땀이 비오듯 떨어진다.
덥다못해 참 뜨겁다.
1기작 오이를 접고 2기작 호박을 심었다.
어느날 모종이 대책없이 자라 눈물을 머금고 오이 밑둥을 자르고 덩굴을 접었다.
이때만 해도 하루 오십을 훌쩍 넘을때였는데 아침 오이를 따놓고 가만 들여다보니 후작을 망가트리게 생겼다.
박스 포장을 하면서 몇시간 곰곰히 생각하고 고민을 거듭하며 마음 아프지만 자르기로 결정합니다.
거의 한달 수확을하고 자르니 별다른 미련은 없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높은가격에 망설여지는건 당연지사고 눈물을 머금고 자른다.
이때 다른사람들은 나보고 미쳤단다.
난 다음 생각에 마음을 두고있고 오직 외골수로 달립니다.
순간의 결정이 다음번 수입을 결정하는데 내 지론은 전작으로는 일년간 자재대금만 회수하면 그걸로 만족하며 미련두지 않는다.
그래야 다음번 수확을 충분히 할수있고 제때 높은가격을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어제는 까마귀 배 떨궈 뒤집어 졌지만 오늘은 호박덩굴 크는걸 보니까 마음이 흐믓하다.
그제 웃거름 주고 기온이 높으니까 하루 두마디쯤 크나보다.
노지호박 덩굴 손질을 어제 마치고 결속기로 그물망에 결속시킵니다.
곁순을 제거하니 원줄기로 모든 영양분이 올라가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것이 나를 기쁘게 한다.
하우스 호박 모종에도 오늘 영양관수 합니다.
내일 아침에 보면 잎새가 파래졌을꺼고 몇일 지나면 밖의 호박이나 별반없이 자랄것이니 하늘과 동업을 잘하는 협상만 남았다는거 아닙니까.
중복 이틀뒤 김장배추 모종을 부었다.
165구 트레이 네판을 부었는데 이틀뒤 배추 떡잎이 파랗게 돋아났다.
우리 김장은 삼사십 포기면 충분한데 여기저기 나눠주고 담궈주고 하다보면 거의 다 심어야 한다.
찰옥수수 다 익어가면 거기다 심을 요령인데 옥수수 수염은 아직도 덜마른 상태다.
날씨가 뜨겁고 전형적 여름 날씨니 조만간 옥수수 익어가면 어느날 마당에 돋자리 깔아 배깔고 밤하늘 별을 보며 옥수수 먹을꺼고 지난 단오날에 베어 말려놓은 쑥을 한줌덜어 모깃불 피워 쑥향에 젖어 옛날 일들을 생각하며 미소 짓겠지.
나 어려서 우리집은 초가집 였더랬지.
한여름이 되면 늘 진흙 질들인 마당에 멍석자릴 폈었고 어김없이 그런날 밤엔 감자와 옥수수가 먹을 꺼리 였는데 그옆에 금성 트랜지터 라디오가 흘러간 가요를 쏱아내고 하늘엔 빼곡히 별들이 반짝였었다.
저별은 나에 별 저별은 너에 별~~~♪ 이란 노래가 그뒤 나오긴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수많은 추억들이 뭍어나는 아련한 그리움이다.
근간엔 보기힘든 별똥별도 그때는 많이 보였다.
우리식구 모두가 누워 하늘을 보다가 별똥을 흘리며 한순간 없어지는 별똥별을 보면 먼저보는 사람이 소릴 지르고 시선은 일제히 그곳으로 몰린다.
잠깐의 환희와 희열을 느낄때쯤은 훌쩍 밤중을 넘어가고 서늘한 기운이 가슴을 파고 들때면 우리 엄마는 나를 깨우곤 했지.
졸린눈을 비비며 마루를 밟아 방으로 들어가 누우면 아침 햇살이 문설주를 넘어오고서야 "일어나 핵교가라" 하는 소리가 들리곤 했었다.
당시 시골아이들의 책가방은 그리운거였고 모두가 책보를 어깨에 가로메고 논두렁 지름길로 달음박질을 쳐서 20분거리의 국민학교를 다녔다. 그후 4~5학년이 돼서야 그리운 책가방이 내손에 쥐어졌다.
이야기 하다보니 삼천포로 빠졌다.
옥수수 익어오면 늘 생각 나는게 감자고 이 감자와 옥수수는 불가분의 관계를 한동안 벗어나질 못했다.
지금도 나는 옥수수 몇토삭, 감자는 두어알 먹으면 절대로 안먹는다.
많은 그리움이 있지만 그 추억속에 시린 기억들도 많다.
칼국수 이것도 별루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보리밥은 지금도 아주 잘먹는다.
요즘도 그리움이 다가오면 좀 떨어진 곳의 허름한 보리밥 집으로 그를 맞으러 간다.
된장과 나물로 싹싹비벼 꾸역꾸역 밀어넣는 깔깔한 보리밥이 지금도 좋은거는 내가 봐도 모를 일이다......
이 더운 여름밤을 좀더 시원하게 지내는 방법이 있다.
시골 상수도는 거의 간이 상수도인데 골짜기 깨끗한 물을 집수탱크에 모아서 보내는데 엄청시리 차갑다.
훌러덩 벗고 아으 아으 소리내며 뒤집어 쓰고 허연 배를 내놓고 큰대자로 누우면 요거이 최고의 피서란 말이지...ㅎㅎ
쓸데없이 주절대다보니 별소리가 다 나왔다.
내일은 7월의 마지막 날이다
하는거 없이 일년의 반을 훌쩍 넘기고 또다른 새달을 맞는다.
블로그 모든 이웃들
팔월을 맞아 팔자에 없는 돈벼락을 양팔로 움켜잡길 바라며 세상살이 팔팔하게 살아봅시다.
그까이꺼 세상이 아무리 까불고 떠들어도 삶에 이정표는 바로 서 있으니까 인생사 별겁니까?
걍 쭈욱 가는겁니다~~~화이팅!!!
새달에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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