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 피곤한거같아 일찍자리에 들었더니 아침엔 새벽같이 눈이떠지는지라 어둑한 방안에 양반자세틀고는 꽂꽂이 등을 세우고 명상에 들어간다.
아직어두운 날새기전에 홀로 앉아 멍하니 조용히 있으면 옆에서 자다말고 깜짝놀라는 것은 어디로가고 이젠 지금 몇시야 라는 물음에 나도 조용함에서 깨어난다.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하더니 이젠 그러려니하고....... 나역시 이른새벽에 조용히 눈감고 있으면 마음도 새로워진다.
너무 서두르지도 않고 느슨하지도 않게 하루를 계획하고 짜임새있게 일해나가는것, 큰차질이 없다. 또한 그날일은 무슨일이 있어도 다해야만 직성이 풀리니 어떤날 손님이라도 오면 기계에 불켜놓고 늦도록하는데 이럴땐 이웃에사는 이가 와서는 무슨 바쁜일이 있나하고 물어보기도 한다.
이제는 이것도 약효가 다떨어져 가나보다. 비오는날 공치는날, 오늘은 반토막일만 끝내고 집으로 와서 샤워를 한다.
저번에 로터리친 하우스안에 비닐멀칭을 하는날이다.
아침뉴스에선 오후부터 비온다고 떠들어대고 그양도 최고 60미리까지 온다하니 무슨난리가 쳐들어와도 눈 끔쩍하지말고 해치워야한다.
안사람은 음식만들러 가고 혼자인데 마침 딸내미가 집에왔다.
수업이 없으니 가끔집에다니러 오는데 때를 마춘기라.....살살 꼬여서 비닐을 끌어달라고 하니 그러마고 대답을 한다..... 나야 좋을수밖에.....
간식으론 바나나 몇개 차에 태우고 들로 나간다.
우리딸 비닐을 끌고는 앉아서 간격을 재는 중입니다.
하우스 속이라 바람은 없고 저렇게 깔아놓고는 관리기로 고랑을 퍼올려 비닐 가장자리를 덮습니다. 하얀 두줄에는 오이가 심겨질 것이고 가운데 까만색 비닐 아래에는 분수호스가 깔려있죠.
관리기로 고랑을 내는 제 모습임니다. 깜장장화신고 빨간색모자를 쓰니 농부는 맞는거 같죠...하하....
저 관리기가 여러가지 일을 합니다. 우선 밭을갈고 둘째로 로터리도 치고, 비닐도 씌우고, 지금처럼 고랑도 켜고 등등 여러가지일을 하는데 저는 트렉터가 있으니 딱 저거 한가지만 합니다.
해가나면 전용모자인 밀짚모자를 씀니다. 그러면 시원하기도 하고 쉴참엔 부채대용으로도 훌륭하다는..............*^^
오늘 하우스 세동을 깔았는데 비가 내린다. 황사끼가 있는지 하우스 비닐에 흙먼지 섞인 누런물방울이 잡힌다.
시계를보니 두시를 지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밥먹으러 가자.
비가 더 내리니 오늘일을 접어야 할라나 보다.
비그친 뒤에는 점점더 바빠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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