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이 튼다.
연일 계속한 작업으로 피로가 겹쳤나보다.
비가온다는 예보 때문에 쉴새없이 밭에 비닐을 씌우고 관리기로 고랑을 내느라 팔이며 어깨가 금육이 뭉쳤나보다. 비가오면 진흙이 많이 섞인 밭이라 죽탕이되니 비오기전에 끝내야 했기때문이다.
모처럼 하루 쉴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그게 오늘 읍내 갈일도 생겼고 겸사겸사 낚시나 해보자.
일찌감치 이것저것 챙기며 부산을 떠니 피곤한데 집에서 쉬지 무슨 낚시를가려 하냐고 핀잔을 준다.
그래도 내가 좋아서 하는것이니 누가 뭐래든 나는 가야하느니라....
도로가 한가롭고 새로 그어진 차선도 선명하니 평화 그 자체다.
도로가 벚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다.
아직은 그리 크진 않치만 그런대로 한적한 국도변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조그만 길가 꽃밭엔 진달래도 분홍의 자태를 아낌없이 뽐낸다.
운전을 하면서 설정확인을 안하고 찍었더니 작게 나왔네요..
길 지나는 나그네여 연분홍 진달래가 가슴에 물들거든 고운님 마음을 살펴두고 가소서.
지나는이 얼굴이 이세상 얼굴되듯 화사한 봄햇살 뿌려주고 가시리.....
앞의 좌대는 텅비어 쓸쓸함마져 오고가고 갯버들 강아지는 노랗게 피어 벌들을 불러 모아
달콤한 파티를 하는데 간간이 불어오는 샛바람은 버들강아지 한둘쯤 물속 곤두박질 응원을 한다. 짹짹 작은소리는 뱁새가 다녀가는 소리이고 좁디좁은 갯버들 사이로 분주히 오간다.
이게 내가 오늘 가지고 놀아줄 장난감이다.
2.9...2.5...2.0 이렇게 세대를 편성하고 빨간색 작은 의자를 펼쳤다.
일단 채비는 끝이났다.
오늘 낚시를 나온 이유중 하나는 잘아는 꾼 한사람이 이곳 조황을 자주 물어오는 통에 사전답사형식으로 나온게 맞는 이유다.
그래서 미끼도 다양하게 써볼 요량으로 **떡밥, 아쿠아텍, 어분, 글루텐, 삶은콩, 지롱이를
준비했다.
아쉬운건 캔 옥수수를 놓고왔다. 이거로는 고기도 희롱하고 내 비상식량(?)의 든든한 벗도 되는 것을 놓고왔다. 오늘이야 동지가 없으니 맨숭맨숭하지 누구라도 함께하면 그 비상식량 몇 개쯤 저쪽옆에 줄서서 있으리라.....
채비는 내림, 중층, 바닥으로 각각 하고 중간중간 짝밥으로도 해보고 암튼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도 감감 무소식이다. 아니 말뚝 그 자체로 움직임을 볼수가 없다.
영점을 정확하게 하기 때문에 조그만 움직임도 알수가 있는데 전혀 움직이질 않는다.
햇살이 없이 우중충한 날씨이니 파라솔도 차에서 졸고 있고 점심으로 때울 라면 한봉지도 소용이 없어졌다.
얼마전 까지 담배 피울때는 라이터가 있어서 해결됐는데 지금은 금연을 하니 라이터가 없다.
부근 같이하는 조사들도 멀찌감치 떨어져 있으니 아예 가게를 찿아 간단히 해결하고 또다시 무아지경으로 빠져본다.
세시간쯤 지났나 2.9대에서 신호가 온다. 두세마디쯤 올랐다 곤두박질 친다...
늦었다. 살짝걸렸다 냅다뛴다. 아깝지만 방법이 없다. 기다림의 연속.......
그렇게 또 무아지경으로 돌아가고 퍼득 정신을 차려 시계를보니 한시간이 나도 몰래 지났다.
살짝 살짜기 건드리는 여신이 온다. 온통 두눈을 거기다 쏱아붙고 이제나 저제나 찌가 올라오길 눈독 들인다.
결국 해가 서쪽 산골짜기를 집어먹고 나는 보따리를 싸야했다.
지난해는 너무 늦게와서 꽝.....
올해는 너무 일찍와서 꽝.....
산란철 아직은 아니다. 5월초쯤돼야 붕언지 잉언지 구경할까부다.
이게 제모습입니다.
모자와 산이 저를 대신 하는군요. 엊그제 용접덕에 지금 허물을 벗고 있습니다.
볼떼기가 조금 미워져서..... 그러나 자세히 보면 검은안경 올려바친 코는 살짝 보이는군요.
담엔 아주 확실히 보여드릴께요.,.... 이번엔 영 .........
날벌레 한 마리가 물위에서 날개짓다..
둥그렇게 원으로 물결일고
가깝게 멀게 다가와 없어지고
또다시 만들어 진다.
세상을 살며 무수히 만나고 헤어지는 허무를 난 아직 모른다.
이즈음 물고기 불러모아 물어보려 했건만 아직은 이르다고 귀띔만 하는구나.
홀로 느끼는 올가즘을 밤새느끼며 거지중에도 상거지로 망태기 울러메면 어디쯤 그누구 밥줄사람 있으려나 그것도 사뭇 걱정이 앞서지만 그래도 한가지 좋은건 손바닥 묵은때를 툭툭 털어내고 새살돋쳐 보는 손맛을 어디다 비길소냐...
많이도 싫고 큰것도 싫다.
삶을 것도 아니고 욕심낼꺼도 아니니 딱 하나 얼굴만 보자꾸나.
그져 자연을 함께 함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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