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랫만에 자리에 앉아 여유를 봅니다.
그동안 농사 뒷정리와 집수리를 함께 병행 하다보니 조금도 틈낼 시간이 없어 저녁먹으면 골아 떨어지는 날이 계속 이어졌다.
그러는 와중에 11월이 시작되고 면사무소에 매일 출근까지 해야하는 이중고를 겪으며 내시간은 파리 뭐만치도 허락되지 않는 3주동안 서리도 오고 낙엽도 미리 당겨서 떨어지는 이상한 날씨로 나는 가을을 앓을 시간도 없이 가버렸다.
인생 뭐 별거있냐고 떠들며 고개 제낄땐 세상이 동전만하게 보이지만 그것도 잠시 어지럽게 늘어진 뒤란으로 들어가면 정신이 버쩍든다.
치울께 하나둘이 아니고 버릴께 또 하나둘이 아니다.
시골살이 기십년만에 여기저기 헛간을 뒤져가며 들여다보니 예전에 쓰다 넣어두고 고장나서 부속 빼 쓰려고 넣어둔게 엿장사 고물차 한대는 되겠다.
이걸 돈주고 살땐 소중하게 쓰며 거기에 따른 부가가치를 높이려 과부 변리돈까지 끌어다 삿건만 이것도 별수없이 나름의 역사속으로 멀어져 갔구먼 그랴.
참 많기도 허다.
하다못해 지고다니는 지개에 도리깨까지 거기다 경운기로타리까지 골동품 경력을 인정할만치의 소소한것들이 옘병하게 줄줄이 사탕이네.
이번 참에 버릴껀 과감히 버리고 엿사먹을껀 엿장사맘대로 주라하고 DIY 할껀 따로 한켠에 넣어두어 다시금 기회를 봐야겠다.
아직은 쓸만헌게 꽤나 많은데 시기는 아무도 몰러요~~~ㅎㅎ
집수리도 끝이났다.
안에있던 욕실을 밖으로 내보내는 공사를 했지요.
뒷쪽으로 나가는 문에 이어서 쓸만큼의 여유공간을 주며 편안한 복합공간을 외쳤는데 일단은 만족입니다.
바닥에 깐 보일러가 따끈따끈한게 말그대로 편안한 安心堂 이네요.
이 공사가 거금 육백만원정도 들었죠.
그리고 나니 주방이 훨씬 넓어졌고 둘이 지내기엔 좀 넓은 느낌도 드네요.
그래도 여자들 마음에 들게 꾸미느라 공사내내 주방 도배까지 아무말 않고 하자는대로 돌쇠가 되었드랬지요.
도배하는 날은 꼬박 밤을 새워 작업을 했고 도배에서 주방 정리까지 끝내는데 새벽 4시더라구요.
낮엔 출근했다가 저녁에 집에 와 하려니 이렇게 밖에 할수가 없는데 문제는 그 휴유증이 이틀을 가더이다.
4시에 끝나 벽지 뜯어낸거와 잡다한 종이 소각까지 두시간 정도 더 하고나니까 날이 새고 밤새 거무튀튀하던 얼굴 씻고 출근하여 일보다 결국 오후에 한시간 졸았다는거 아님니까.
잠 못잔게 이렇게 힘든줄 몰랐는데 나이가 이젠 나이가 아닌가 봅니다.
이번주엔 김장을 한다는데 미리 금요일날 휴무를 내라네요.
그래야 겠지요?
오늘 고추 65근 빻고 들깨 한가마 기름 짰답니다.
배추는 300포기 한다는데 형제들꺼 까지 우리집에서 다 하고 그러는데 올핸 그래도 100여포기 줄었네요.
고추는 태양초 우리집표 인데요 그거로 김치하면 일단 개운한 맛이 납니다.
강원도 일교차 큰 지역의 무 배추는 맛이 그만인거 다들 아시져~~암만.
밤이 길어졌다.
날씨도 차가워 졌고 기름값 비싸 나무 보일러 겸용을 하니 나무가 많이 든다.
지난 겨울 때다 남은 장작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올겨울은 유난히 춥다는데 장작을 가득해놓고 한겨울을 보내야 할텐데 이걸 어째야 쓸까나......
5톤차 한대를 사?.... 아니면 겨우내 나무를 해대봐...어디 공짜나무 없나...... 이거참 거시기 하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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