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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

익어가는 봄...

by 아스팜농장 2009. 4. 22.

 집앞 적목련 꽃

 

 배꽃

 

 배꽃

 

복숭아 꽃

 

강원도 산골에도 봄이 익어가면서 배나무며 복숭아 앵두 여러 과일나무들의 꽃이 피어납니다.

꽃망울이 볼록하게 삐져 나오더니 하루가 다르게 색감을 더한다.

이틀간 비가 오고 메말랐던 땅에 가득 빗물이 적셔주니 밭두럭 뺑뺑돌려 심어놓은 과일나무들이 보기좋게 꽃을 피웁니다.

처음 과일나무를 심을때는 하얀 배꽃이 너무 예뻐서 심기 시작했는데 이젠 과수원을 해도 될만큼 많아졌다.

올해도 복숭아  사과나무 그리고 체리나무를 심었다.

 

오늘까지 밭에 지주 꽂을 구멍을 다 뚫었다.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굳은살이 배기고 손가락 마디가 굵어지도록 지렛대로 뚫고 또 뚫고를 반복하며 드뎌 다 뚫었다.

하우스는 비오는날 이틀동안 지줏대 꽂고 줄띄워 오이망까지 다 씌워 마무리를 지었다.

오늘 관수 시험을 했다.

스프링 쿨러의 스프레이 몇개를 교체하고 다른 이상없이 양수기도 잘 돌아간다.

오케이~~~

 

오후 일하다 힘들어 잠시 쉬는라 땅바닥에 주저앉아 하늘을 본다.

이렇게 힘들여 땅을 파야 먹고사는건지 가끔은 아주 가끔은 이런 생각에 젖는다.

과거 직장 다닐때 내가 땅을 파고 살지를 상상이나 했는가.

그러면서도 올해 논을 또 사들이고 일찍부터 농사준비를 해오고 지난해보다 부지런히 밭일과 논일을 합니다.

집이나 사무실에 있는것보다 들이나 논밭에 나와있는게 마음 편하다.

나이가 들어가며 하나씩 둘씩 예전 어른들이 말씀하시던 대로 나도 되어지고 있는걸 보면 확실히 지구는 둥글다.

돌고 도는것.......

아이에서 어른으로 어른에서 다시 아이로......

 

전답에 돌이 보이면 집어들고 밭고랑에 풀한포기 눈에 띄면 기어코 뽑아야 직성이 풀리는것을 보면

영락없는 농부의 피가 흐르는것이다. 

젊어서 시골로 들어와 축산을 했고 작은 매점을 운영하며 농사를 지었다.

지금은 농사일만 하지만 땅을 기본으로 아이들 키웠고 두녀석 모두 빚 한푼 안지고 대학을 마쳤다.

물론 지금도 빚진거는 한푼도 없고 은행에서 받을껀 있지만........

 

하늘에 구름이 떠간다.

파란 하늘의 한켠에 빼곡히 쌓이도록 구름은  뭉게뭉게 소리없이 가고있다.

갑자기 배고픔을 느낀다.

집에 전화하여 참을 가져오라니 햄버거 두개와 음료 한캔을 가져왔다.

마데인 코리아 햄벅.....ㅎㅎ

출출한데 잘 먹었지만 남은일 하려면 

저만치 남아있는 햇살의 모가지를 산기슭 다래덩굴로라도 대충 붙잡아 매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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