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미리 벌통을 손질합니다.
산속 바위 틈새나 움푹 들어간 곳에 벌통을 놓아요.
이렇게 또 놓고.....
올해도 어김없이 토종 벌통을 산에 놓아요.
저 벌통을 설통이라고 하는데 통나무로 구멍을 판것이 예전 벌통이고 지금은 사각으로 칸칸이 짜 맞추어 벌통으로 사용합니다.
나는 둥그런 벌통만 예전 방식그대로 밀납을 바르고 깨끗이 손질하여 분봉이 날때쯤 하여 산에 가져다 놓습니다.
내가 산에 벌놓을 자리를 준비한게 꽤 여러곳인데 올핸 어떤 몰상식한 놈이 남의 자리에 먼저 벌통을 가져다 놓았다.
어느날 밭에서 건너편 산을 바라보다 허연 비료포대를 발견했다.
중간쯤 바위밑에 그 자리가 있는데 가만 보니 내 벌통자리가 아닌가.
지난해 내가 사용하던 비닐을 버려 버리고 힘들여 납작한 돌을 들어다 자리를 만든 그자리에 염치도 없이 자기것을 떠억 놓은것이다.
어떤 놈인지 싸가지 반토막이다.
저걸 그냥 내 질러버려?
아님 아래로 냅다 굴려버려.......
어떤 옘병할 놈이 손안대고 코푸는거 어데서 배워가꼬 저 모양샌지 참 괘씸한생각이 든다.
그 한 자리만 빼고 여러개의 벌통을 놓고 보니 힘은 들었지만 올해 꿀농사 짓는거라 생각하니 마음은 흐믓합니다.
토종벌한테는 염치없지만 오랜 과거부터 이렇게 꿀을 얻어왔으니 전통방식 그대로 올해도 바위 아래에 벌통을 놓았답니다.
지난해는 가을 날씨도 좋고 벌도 열심히 꿀을 모아준 덕에 꽤 많은 꿀을 떠서 아직도 조금 남아있다.
예전엔 내 단골 고객이 여럿 있어서 전화하면 택배로 모두 보내주곤 했는데 지난해 말에는 전화주문도 반으로 줄은걸 보면 경제가 말이 아니듯 싶다.
쌀독에서 인심난다고 남아도 많은게 좋으니 올해도 날일기 잘해서 질좋은 꿀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농부의 생각입니다.
벌써 오월이다.
잔인한 달이라던 사월이 가고
여름의 시작인 오월.
이 오월만 되면 그때 그 시절의 "오월의 노래"가 생각나고
그때의 생각과 상상이 교차되는 달이다.
더 부지런해야 하고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 농부의 계절에
모든 님들 건강하시고
아카시아꽃 향기처럼 진한 느낌의 오월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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