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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

붕어섬 모습은 붕어?

by 아스팜농장 2005. 5. 18.

밤새 비가 주룩주룩 하염없이 내렸다.

창밖 장작더미에서는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는 물방울소리가 덮어놓은 비닐을 두두려댄다.

한번은 빠르고 한번은 느리게 듣는사람 심박동수가 그렇게 닮아간다.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고 설친잠이 일찍 눈뜨게 하고 농부는 이내 뜰로 나간다.

어둠이 가시고 얇은 빗방울이 머리카락 적셔오고 장화 발자욱은 이내 물로 씻기워 낸다.

물기를 흠씬 머금은 대지는 보기도 부드럽고 살에 닿는 감촉도 어린애 살결같아 농부는 흐믓하니 기분좋게 한바퀴돌아 집으로온다.

아직은 이른시간이니 기척이 읍다.

헛기침 두어번에 매어놓은 개들도 일제히 꼬리를 흔들고 반갑다고 낑낑대니 정녕 아침은 되었다.

 


 

오전엔 집에서 일을보고 오후에 읍내엘 나갔다.

개가 새끼를 여섯마리낳고 오물오물 이쁜것들이 귀엽고해서 어미 사료 한포대사서 덜렁 차에싣고 시장을 한바퀴돌아 붕어섬에 들려본다.

입구 조금지나면 이 표지석이있는데 윗부분이 잘안나왔지만 우리나라 지형같아 잠시 자리에 멈춰 서봤습니다.

 


 

입구 다리엔 붕어 두마리가 양쪽에서 섬의 유래를 이야기하고 금방이라도 뛰어 펄떡댈꺼같이 자세를 잡고 오는이들 반겨  여기가 붕어섬 임을  알려준다.

 


  

가을같은 느낌이지만 적단풍이 잎을펼치니 또하나의 가을을 봄에서 만나게 해준다.

 


 

조금지나니 소나무 꽃인 송화가 가루를 날리며 아주 통통하게 자연을 희롱한다.

바람에 일어 가루날려 향기피워내고 요즘은 보기힘든 송화다식을 어데서 구경할지 아련한 추억으로 남을꺼같아 마음한켠이 아려온다.

어렸을적 우리엄니 산에서 가루받아 사료포대 펼쳐놓고 말리던 모습도 이젠 영영 볼수없고 더군다나 꿀에 갠 송화가루를 다식판에 넣어 꼭꼭눌러 찍어낸 다식을 어데서 먹어볼꼬..

 


 

이렇게 다니다 해가 기울면 저 가로등 친구삼아 벤치에 몸뉘이면 물소리 들려오고 미류나무 꼭대기에선 이름모를 새가 울어제끼면 마음은 고향을 찿아 헤매겠지.

 


 

마음 쉬이고 몸 쉬이고나면 이다리를 건너야 집으로 올수있다.

길은 떠나기위해 있는것이아니라 돌아오기위해 있는거라는데 갔지만 올수밖에없는 이다리는 넓은 강물과 출렁대는 물결은 분위기 업 하는데 대단한 위력이있다.

강 한가운데 떠있는 섬. 여러축제를.... 행사를...같이하고 많은이들의 휴식처인 붕어섬에서  모처럼 시간을쪼개본다.

 

저쪽 끄트머리엔 릴꾼들이 텐트치고 장기숙박에 고기사냥을 한다.

차량을 보니 외지인들이고 이사람들 나이가 거의 육십대 중후반. 살림살이를 동원하고 벌써 한달째라한다. 텐트속 보일러 장판까지 넣어놓고 낚시대 열다섯 또는 스므개씩 쭉 펼쳐놓고 강바닥에 떡밥을 던진다.

참 보기에도 껄끄럽다.

이사람들이 붕어섬 다 샀나? 현지인들이나, 가끔 즐기는 사람들은 어디 한군데도 궁뎅이 붙일데가 없으니 이거야 원 볼상 사나우니  이내 차를 돌려버렸다.

 

듣는귀는 천년을, 말하는 입은 사흘을 간다는데 말할때 분명 새기고 새기며 해야할일이다.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하면 그 말을 들은 사람은 두고두고 잊지 못하고 마음에 두고살것이니  우리는 정녕 좋은말 따뜻한말  고운 말을써서 서로에게 도움이되었으면 한다.

 

오후 장기기증본부에서 방송 하는것보고 많은것을 느끼며 이런게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사랑은 ÷

슬픔은 -

행복은 +

기쁨은 × 

 

방송을 보면서 이것을보니 마음에 와 닿는것이 너무많아 고민해봐야 할것같은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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