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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

비오는 단오(端午)날.

by 아스팜농장 2005. 6. 10.
 


 

날씨가 우중허니 오늘같은날엔 잠시 일손을 놓고 피곤한몸 쉬어가는것도 괜찮을듯싶어 쉬어보기로 했다.

요몇일 아침 다섯시부터 늦도록 일을 하다보니 피로가 덜풀려서 피곤한 참이였는데 핑계삼아 잘됐다싶으니 처마끝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도 즐겁게 들린다.

가뭄이 오래 계속되더니 새벽녘부터 조금씩 내리는데 이게 빈지 는개인지 구분이 묘할정도로 내려준다.

날씨언니 얘기로는 많이온다 하드만 하루종일 이래내리면 축축한 하루만 될게 뻔하다.

부침개 해서 막걸리 한잔 해야 쓰겠다.

 


(오징어+부추+양파+청양고추...막걸리가 쐬주됐다는 푸념..)


그러고 보니 오늘이 단오날이네.

예전 나 어렸을적만해도 마을 어귀에 그네매고 부녀자들 나와서 그네뛰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수 있었는데 지금 이곳은 어딜봐도 그런 모습은 찿아볼수가 없다.

원래 단오란 처음을 뜻하는 단(端)과 오(午)는 다섯을뜻하는 (五)로 초닷새를 말하는데 이날이야말로 양기가 가장 성한날로 여겨왔으며 명절로 생각해 왔다.

또한 수릿날이라하여 단오는 조선 중종 때 설날·추석과 함께 삼대명절로 정해진 적도 있었다.

이날이 되면 미리 산에서 뜯어다 놓은 떡취로 떡을하여 먹기도 하며 쑥으로도 떡을하는데  이 모양이 마차 바퀴와갔다고 하여 수리떡이라하기도 하였다.

파르스름한 취떡과 향긋한 쑥향의 쑥떡.....그걸 오늘 먹는날이다.


이 수리란 말이 무언가하고 사전을 찿아보니 수레車의 뜻으로 높고(高) 위(上)로 신을 모시는 등의 내용이 있다.

그렇거나 말거나 나야 그네뛰는 아낙들의 즐거운모습과 수리떡먹는게 이날에 최고로 꼽는 하이라이트인데 도통 구경할 수가 없다.

떡이야 해달라면 먹을수있지만 별로 내키지 않으니 넘어가자.

아침일찍 창포를 베어다 삶은물에 머리를 감고 창포뿌리를 잘라 비녀로 썼던 얘기는 이제 전설로만 남은 듯 어느구석에도 남은게 하나도 없음이다.


이날에는 아침일찍 이슬맞은 쑥을 베어다 그늘에 매달아두고 약쑥으로 썼던 기억도 나고 오늘아침은 비가내려 물이흐르니 낼이나 모레쯤 베어다 매달아 말려놓아야겠다.

지금은 약으로 쓰는건 아니지만 여름날 더운밤 모깃불피울때 마른쑥 한움큼 집어넣고 불붙여 연기 피우면 그 쑥향도 제법 쓸모가 있다.

여름밤 평상에 누워 모기방해 받을때면 모깃불 피워놓고 밤하늘 별 동무삼아 옥수수 한두개 먹어가며 이슬이 내릴때까지 여유를 끌어모으던 그런날이 지난해까지 있었다.


또한 단오제는 행사도 많이있다.

대관령 국사성황을 강릉시내 여성황당에 모시는 강릉단오굿이있고 이로인해서 현재 강릉에선 단오제가 국제적 행사로 치뤄지고도 있다.

어쩜 이런게 다 공동체의식을 이루는 농경신앙에서 비롯된 축제가 아닌가싶다.

   

어떻든 양수가 겹치는 길수(吉數)의 단오날 양기(陽氣)가 세다고 하니 우리모두 좋은일 있고 풍년들면 이보다 좋은일이 어디있겠는가.

수리가 뜻하는 최고의 날이되어서 가뭄에 메말랐던 요즘 단비가 내리듯 마음속 평안이 함께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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