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보면 나무에 걸렸고
저기서 보면 허공에 뜬달
수많은 불빛속에 달을 향한 산천어의 꿈은 끝없이 끝없이 그곳을 향해 오른다.
이건 수없이 많은 시간을 들여 여럿의 손을 모아 이뤄낸 산천어 축제의 백미다.
오가는 사람들의 추억을 만들어 주며 어린이의 즐거움을 더해주기 위하여 면사무소 직원들과 우리 대원들 그리고 전자기술자가 힘을 합쳐 이룬 토고미 마을의 축제장 현장 야경이다.
"우렁이 각시를 만나면 쌀독에 쌀이 넘쳐난대요" 포토존 글씨다.
포토존도 만들고 반짝이는 조명아래서 기념사진도 찍으라고 거금을 들여 만든 맨아래 사진은 지붕이 초가지붕이다.
이엉을 엮어서 얹고
용마름을 엮어서 올리고 새끼줄 꼬아 바람에 날리지 않게 고정시켜 깔끔이 처마를 자르니 이건 천상 누가봐도 민속촌 솜씨다.
이엉은 마을 노인이 엮고 새끼줄은 내가 꼰다.
한 사십년전쯤 꼬아봤던 새끼줄이 내손아귀에서 꼬여 돌아가고 뒤로는 길게 새끼줄이 늘어진다.
나 어렸을적 우리집에선 긴긴겨울 밤중까지 가마니를 쳤다.
어느날은 새끼줄 꼬고
어느날을 철커덕 철컥 가마니를 칩니다.
지금이야 담아낼 자루가 지천이지만 그시절 어디에도 이런 허드렛 자루나 지퍼달린 자루가 있었겠는가?
집집마다 가마니를 치고 꿰매어 곡식을 담아내던 때였으니 우리집도 그랬다.
새끼줄 구멍에 끼워 지푸라기 내리 치던 바디가 눈에 선하고 삭삭하고 지푸라기 밀어넣던 가마니 바늘도 눈에 선하다.
새끼줄 사이로 짚을끼워 밀던 바늘이 부러지면 울타리나무로 곧고 길게 자란 노간주 나무를 하나베어 납작하고 얇게 깎아 모양내며 반들반들하게 다듬던 아버지의 모습도 그립다.
그렇게 어린시절에도 가늘은 가마니새끼줄을 꼬았던 기억속에서 오늘 새끼줄을 꼬는데 촌에살던 농부의 아들유전자가 남아있어서 그런지 예쁘게 잘 꼬아지네요.
이곳에 오면 내가 꼰 새끼줄을 볼수가 있습니다...ㅎㅎㅎ
깔끔하게 만들어진 축소된 초가지붕도 볼수있고요.
하나둘 정리가 되어집니다.
나는 본행사가 시작되면 화천 축제장으로 자원봉사 나가지만 여긴 내가 사는 면지역 행사장이라 조그맣고 아담하게 꾸려졌다.
그래도 있을껀 다있다고요~~~~하하하
내일은 사랑이 꽃피는집이란 노인 요양시설에 츄리 모양의 엘이디 전구와 산천어등 그리고 나무에 반짝이는 은하수 전구를 달러갑니다.
마음도 몸도 아프고 불편하신 노인들의 즐거운크리스마스와 새해 건강을 찿으시라고 기원하며 예쁘게 꾸며드리려 합니다.
가끔 가보곤 하는데 어떤날은 참 마음 아픈 모습을 보고 올때도 있고 때론 환하게 웃고계시는 노인을 볼때도 있답니다.
모두가 즐거운 년말 년시가 되어야 할텐데 매사가 부족하고 일손이 달리는 시기에 걱정입니다.
누구나 늙고 몸아프면 그리될텐데 끝까지 걸어서 하늘로 오르면 그보다 좋은게 어디 있겠습니까.
해마다 끝달이 오면 하루하루 지난날들을 돌아보는데 매사 아쉬움 뿐이지요..!!
퇴근전엔 모레 인근의 호박생산자 모임이 있는데 거기서 호박재배 강의를 부탁하여 자료준비를 하는데 마땅히 좋은 아이디어가 궁하다.
자료래야 머릿속에 다들어 있지만 그래도 뭔가 A4 한두장의 기록이 필요햐.
나도 생산자 입장에서 중요한 노하우는 비공개될수도 있지만 웬만한거는 공개원칙이다.
또한 재배 시험과정에 있는것도 있지만 그들에겐 아직 위험한 과정이기 때문에 고려하여야 겠지?
몇년전 우리 농장에 버스로도 견학오고 작목회 단위로 견학오고 그러더니 이년만에 엄청난 재배 면적이 늘어나고 재배 방식도 바꿔 경쟁력 약화의 원인도 있었다.
가락동 시장에서도 갑자기 늘어난 봉다리(인큐베이터) 호박때문에 유통에 혼선이 잠깐 왔었던걸로 기억한다.
때문에 재배를 집중화 시킬땐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외엔 기술적 교과서적 교육만 필요한것이고 나머지는 본인들 노력으로 연구하고 개발해야한다.
나의 강의는 그들이 모르는 원리만 알려주고 깨어있는 정신자세만 느끼게 해주면 될까한다.
추운 날씨가 계속된다.
겨울은 추워야 한다지만 갑자기 변한 날씨에 세상이 어는듯 깊숙이 찔러넣은 두손은 마음도 시리게 하지만 진하게 피어오르는 나무보일러 연통의 연기가 시골집 굴뚝을 그린다.
파란 하늘의 공간에 하얀연기도 겨울의 맛인가 입맛을 다신다.
이쯤되면 아시는 분의 알지롱...
긴긴 겨울밤의 별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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